e데일리뉴스 | [평택=강경숙기자] 장애는 있지만 푸른날개합창단 단원들에게는 장애가 되지 않는다.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고 지체장애 등이 있어도. 혼신의 힘을 다해 노래하고 춤추고 대사로 이어가며 서로 호흡하는 속에서 ‘사랑나무’ 공연에 합창단도, 관객도 몰입한다. 장애는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법. 공연을 통해 누구나 내면의 장애를 극복하며 살아야 함을 깨닫는다. 관객들은 자신을 지켜주는 ‘사랑나무’는 누구이고 자신들이 누구에게 ‘사랑나무’가 되어줄지 생각한다.
평택시문화재단(이사장 이상균)의 공모사업에 선정된 평택시 최초 장애인합창단인 푸른날개합창단(단장 김향순)의 음악극 ‘사랑나무’가 1일 남부문예회관에서 올려져 606석 관람석을 거의 채운 관객들의 열띤 호응을 받은 가운데 성공리에 개최됐다.
푸른날개합창단은 2017년 평택시 최초 장애인합창단으로 모든 장애유형이 함께 하고, 전 연령대가 함께 하는 아름다운 합창단으로 올해 창단 7돌을 맞고 있다. 지역 장애인들에게 예술적 재능을 펼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만들어 전문장애예술인들로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이 되고 있다. 또한 지속적인 공연으로 장애인들에 대한 인식을 개선, 예술인으로서의 자존감을 심어주는 기회가 되고 있다.
김향순 단장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며 목소리와 몸짓에 날개를 달고 세상 밖으로 힘차게 날아오르기 위해 피나는 열정으로 준비했다”면서 삶에 지친 시민에게 위로와 감사의 시간이 되길 희망했다.
‘사랑나무’는 앞 못 보는 어머니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자신의 인생을 담보로 큰 희생을 감내하려는 한 소녀의 이야기다. 주인공 나무는 난봉꾼 일당이 순결하고 아름다운 소녀 달래를 속이려는 사기극을 두고 볼 수 없어 지혜를 발휘해 위기에서 극적으로 구해내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정주휘 지휘자는 “가족들이 오기 때문에 어린이들을 감안해 유명한 아리아와 합창을 접목, 오페라가 어렵지 않다는 교육적 효과를 끌어내고 가곡이나 가요로 풀어내 친절하게 클래식적으로 다가갈 수 있게 했다”는 프로그램 편성 기조를 설명했다.
이어 “공연에 참석한 장애인들은 많은 역할을 해 내면서 푸른날개합창단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어 고무되고 스스로 자랑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하고 너무 좋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오페라, 가곡, 가요의 조화로 이루어진 공연은 오페라와 뮤지컬의 중간 형태인 음악극으로 진행되었다. 아리랑이 공연될 때에는 관객들 대부분이 핸드폰으로 불을 밝혀 흔들며 하나되는 모습을 보였다. 오페라 <사랑의 묘약> 중에는 극중의 침술가가 객석을 다니며 묘약을 팔면서 약값을 받는 퍼퍼먼스도 진행하여 관객들의 박장대소 호응을 받기도 했다.
세 가족과 함께 관람했다는 박근식(비전동)씨는 “오페라곡들이 많이 있었지만 거의 익숙한 곡들로 쉽고 편안하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었고 중간중간 관객들과 함께 하는 순간에서는 일치감을 느껴 좋았다. 장애인들이 하는 공연이라고는 전달되지 않을 정도로 놀라웠다”는 소감을 전했다.
한편, 이날 공연에는 정장선 시장, 홍기원 국회의원, 김상곤·이학수 도의원, 이상균 평택문화재단 이사장을 비롯한 시의원과 관람객 등 6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루었다./kkse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