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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人사이트

[사람人사이트] 소도영 힐스테이트지제역 경로당 회장 “노인은 어른이 되지 말고 어르신이 되어야 한다”

퇴직 후 “사회에 봉사하고 국가에 봉사한다” 과제 가져
정보통신고급기술·감리사 비롯 30여가지 자격증 소유
백세시대 ‘행복한 노락당’ 운영, 시니어 활동전문가
끊임없는 배움 컴맹 NO! 스마트한 경로당 회장님!

 

e데일리뉴스 |[평택=강경숙기자]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인 노인 인구로 진입하면서 내년이면 65세 이상 인구가 천만 명이 넘어설 전망이다. 전국의 경로당수도 올해 말 현재 총6만8000개를 넘어섰고 5년 새 2576개가 증가했다. 5155만인 우리나라 인구의 20%에 육박하는 고령화 시대, 노후를 어떻게 보내야 하는 지는 누구에게나 숙제가 되고 있다.

 

70대 초반의 소도영 힐스테이트지제역 경로당 회장은 이런 사회적인 시점에서 모범적인 노후를 보내는 한 어르신으로 손색이 없다. 평생을 정보통신업 공직생활을 하면서 국가에 충성하고 끊임없는 학습과 왕성한 활동, 손색없는 경로당 운영 등으로 바쁘게 산다. 자신감과 자부심이 풍성할뿐더러 컴퓨터 활용이 용이하고 리더로서 분위기를 항상 밝게 이끌어가고 있다. 매순간 자신은 행복한 사람이다. 70대 이후 노후에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노인은 어른이 되지 말고 어르신이 되어야 한다. 젊은 사람들에게 호통을 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다가가는 사람이어야 한다. 먼저 솔선수범해야 하고 더불어 사는 사람이 되어야 어르신으로 대접받는 것이다. 건강관리를 잘 하고 부지런히 움직이며 항상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살아야 한다. 그래야 존경 받는다”

 

 

한 푼도 쓰지 않은 1년 월급 중국 선교사업에 쾌척

정년퇴직 후 어떻게 노후를 보내야 할까 많은 고민을 했다. 2010년 정년퇴직 공로 연수중 그 뜨거운 8월에 배낭를 매고 일산에서 임진각까지 걸었다.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나를 생각했고 앞으로 남은 인생 어떻게 살까를 고민하면서. 거기에 행복한 삶을 살았으니 이 사회에 어떻게 이바지해야 할까도 염두에 두면서 말이다. 그 결과 ‘사회에 봉사하고 국가에 봉사하자’는 두 가지 과제를 찾았다.

 

먼저 실천한 봉사가 중국에 교회를 세우는 일이었다. 퇴직 후 백령도에서 국가의 중요임무를 맡은 전문위원을 하면서 받은 월급 200만원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았다.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눈물부터 쏟아내 당시 ‘눈물장로’라는 별명의 소 회장은 1년 동안 저축한 급여를 중국선교 사업에 고스란히 쾌척했다.

 

교회활동에서 봉사활동을 했을 뿐만 아니라 1365 자원봉사를 통해 급식봉사활동을 비롯한 지역자원봉사활동으로 200여 시간을 하면서 봉사시간도 찬찬히 쌓아오고 있다. 사회에도 봉사하고 나라에도 봉사한 셈이다.

 

 

경로당 운영 아이들과 연합하는 활동 왕성

힐스테이트지제역 경로당은 지난 해 6월에 개소해 소도영 회장이 시니어들의 쉼터로 운영해오고 있다. ‘행복한 노락당(老樂堂:늙을 노, 즐거울 락, 집 당)’으로 즐겁게 생활하고 소통하는 만남의 장이다.

 

개소 이후 여러 사회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어르신들의 뇌기능 활성화 및 친환경 의식 고취를 위한 EM(미생물복합체) 효소흙공 투척 활동을 추진, 발효시킨 EM 효소흙공을 통복천에 투척해 하천살리기 친환경 운동에도 모범이 됐다. 

 

또한 어르신들이 힐스테이트지제어린이집 원아 20여명과는 태극기 만들기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해 효와 예의범절을 자연스럽게 익히고 어른을 존중하는 덕목을 배우는 인성교육 시간을 가졌고 ‘지구를 보호해요’라는 환경캠페인을 추진해 할아버지 할머니와 아이들이 짝꿍을 정해 분리수거 교육, 쓰레기 줍기 등의 환경캠페인도 추진했다.

 

거기에 어린이집 아이들과 ‘노아(老兒)가 함께 유적지를 탐방해요’라는 행사도 추진, 관내 문화유적지를 함께 탐방하면서 우리 고장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세대 간의 소통과 이해를 추구하는 시간도 가졌다.

 

 

끊임없는 학습은 자신을 움직이는 동력

끊임없이 학습하는 평생학습이 지론이어 끝없이 움직이고 배움의 우물을 판다. 행정사, 정보통신고급기술·감리사, 노인복지상담사, 노인두뇌훈련지도사, 심리상담사, 학교폭력예방상담사, 다문화가정복지상담사 등등등. 1, 2급 자격증이 30여 가지나 된다.

 

자격증을 공부한 것은 자격증을 따기 위한 것도 있었겠지만 항상 자신을 가만히 두지 않고 움직이게 하는 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배움은 이 사회에서 쓸모없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스스로 자신감을 북돋웠으며 ‘배워서 남주자’를 실천하는 방법이 되고 있다. 가장 힘든 시기에 좋은 것을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자신을 만든 것이다.

 

이 많은 자격증을 다 어떻게 땄을까? 어떻게 인생을 살아갈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면 취득할 수 있는 것이 자격증이다. 특히 코로나 때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보니 머리가 비었다는 느낌이 강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지만 공부는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자기계발을 이어나가는 소 회장을 보면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어르신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정직’이 좌우명이다.

가난한 시골 농사꾼의 아들이었던 소도영 회장은 평생 ‘정직’을 좌우명으로 지키며 살아오고 있다. 100원에서 90원을 쓰고 10원이 남으면 그 10원과 영수증까지 다 확인시킨다. 대출도 남의 돈이기 때문에 평생 받아본 적이 없다. 집을 장만할 때도 다 현금을 모아서 살 만큼 남의 것에는 손을 대지 않는다.

 

결혼 할 때 땅 한 평도 없었지만 근면성실함과 ‘정직’은 자신의 생활을 윤택하게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 지금은 노후 생활에 있어 경제적으로 아쉬움이 없고 퇴직 후 받은 월급 모두를 선교활동에 전부 쏟아 부을 수 있었다.

 

또 다른 장점이 뭘까? 자신이 한 말에 대해서는 늘 책임을 지고 헛소리를 하지 않는다. 시키는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생각하고 판단해서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수동적이지 않고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것도 강점이다.

 

 

노후생활, 잠재력 밖으로 끌어낼 수 있어야

노인문제나 노후생활에 대해서 시니어들을 능동적으로 끌어내주어야 한다고 피력한다. 시니어들은 대부분 의욕이 상실되어 있어 모든 문화활동 등을 다 싫어하고 귀찮아하며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특히 교육받는 것을 무척 싫어한다고.

 

그런데 민화그리기, 스마트폰이나 키오스크 활용법을 지도하다 보면 다르다.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잠재되어 있는 잠재력이 끌어올려지지 않아서 그런 것처럼. 이러한 것들은 모두 교육을 통해서 해야 만이 가능한 것들이므로 시니어를 어떻게 교육시키느냐가 관건이라고 결론짓는다.

 

시니어들은 오랜 시간 살아온 과거도 있지만 자기생각, 자기고집, 자기주장 등 갖고 있는 자존심을 좀 내려놔야 한다고도 충언한다. 속으론 하고 싶은데 안 한다는, 표현력이 부족한 것도 있어서 할 수 있게 하고 격차가 심한 시니어를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본인의 역할이란다. 시니어들이 정신적으로 자신감을 높이고, 신체적으로 건강을 지킬 수 있으며, 사회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말이다. 

 

 

경로당 현대화 사업 절실

소도영 회장은 경로당 운영의 팁을 내놓기도 한다. 그동안 먹거리 위주로 지원해오던 정부나 지자체에서의 정부 지원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며. 시니어들의 의식전환이 가장 중요한데 이 의식전환을 시킬 수 있는 것은 교육밖에 없다는 것이다.

 

각 경로당에서 공식적으로 교육을 시킬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나 지자체가 공문서를 활용해 대화든, 간담회든, 모임에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게 하는 것이 좋다는 방법이다.

 

또 하나는 경로당의 현대화 사업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전반적으로 경로당에 먹거리 위주의 시설 외에는 케이블TV, 인터넷, 와이파이, 컴퓨터, 프린터기 등이 전무한 곳이 많다보니 주로 먹고 이야기하는 것 말고는 시니어들이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초등학교도 대학교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경로당에서 같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설들이 비치되어 백세시대 ‘행복한 노락당(老樂堂)’이 되어야 한다”는 소 회장은 앞으로 시니어 활동전문가로 활동하고 싶어 하는 ‘어르신다운 어르신’이다./kkse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