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데일리뉴스 |[평택=강경숙기자] 박미란 전 평택시청 볼링선수가 공식적으로 12월 31일 선수생활을 마감하고 본격적인 지도자의 길로 접어들었다. 중·고등학교 6년과 평택시청 선수생활 19년을 합치면 25년간의 선수생활에 집중한 시간이다. 항상 긴장하고 힘들며 무게감을 내려놓을 수 없는 그런 시간이었다.
선수생활 중 평택시청 직장운동경기부 팀원들과 함께 평택시 위상을 드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2022년 2023년 2년 연속 대한볼링협회 여자일반부 단체 최우수상 수상의 맏언니로 활약한 선수다. 직장운동경기부는 지방자치단체지만 전국 광역시청팀과 경쟁해도 뒤지지 않는다.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전국대회에서 수상한 경력이 다수다.
박미란 선수의 경력만 살짝 들여다보자. 2008 세계청소년 볼링선수권대회 2관왕, 2016 안동컴 코리아 국제볼링대회 여자부 우승, 2016 대한체육회장기 전국단체대항 볼링대회 개인전 금, 5인조 금 등등이다. 이외에도 다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실력을 입증하는 증거물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수상경력 참고]
“은퇴를 결정하는 순간 뭔가 표현하기 힘든 감정이었다. 선수생활 내내 힘들었지만 기쁘고 행복했고 눈물이 날 정도로 감격스러운 시간이었다. 은퇴식을 하면서 정말 그동안 잘해왔다는 생각이 들었고 감사한 마음과 함께 평택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여기에 오용진 감독, 은퇴식을 해준 정장선 시장, 김재열 국장, 안영미 과장, 이은영 팀장, 안진수 주사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또한 박정근 평택시체육회장과 용승천 평택시볼링협회장에게도 감사하다고 밝혔다.
볼링 재미 느끼고 스승 찾아 삼만리 본격 시작
초등학교 4학년 때 엄마 따라 갔던 볼링장에서 배운 볼링이 재미있어 중학교부터는 스승을 찾아 나섰다. 지금의 평택시청 직장운동경기부 볼링팀 오용진 감독, 박미란 선수의 탄생은 오 감독의 작품이다. 매우 엄하게 지도했고 그것을 박 선수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가장 감사하거나 존경하는 인물도 오 감독이다. 생각하는 것에서부터 성격, 스타일, 볼링의 리듬까지 선수에 대한 모든 것은 파악하고 있다. 부모 보다고 더 힘들었고 잘 알았으며 더 잘 훈련 시켰다는 것이 본인의 말이다.
오 감독은 박미란 선수의 은퇴를 아쉬워한다. 좀 더 훌륭한 선수로 활약하고 좀 더 팀에도 큰 힘이 될 수 있었는데 하는 마음이다. “사람이 깔끔하다. 본인을 낮출 줄 알고 잘했든 못했든 본인이 인정하고 다시 시작한다. 멘탈과 목표의식, 컨트롤 능력이 강하다. 본인이 이루어야 하는 것은 꼭 이루어내는 성미를 갖고 있다. 팀에서 몇 안 되는 능력 있는 선수다”
기능이나 재능은 대한민국 최고의 선수에 속한다는 칭찬은 극찬이다. 고등학교나 실업팀에서도 스카우트 제안 온 것이 여러 번이다. 연봉 유혹도 많았다는데 살짝 흔들리긴 했어도 온전히 휘둘리진 않고 자리를 지켜왔다. 19년 동안 1년에 한 번씩 연봉 계약을 하면서 말이다.
오 감독은 박 선수에 대해 이렇게 알려준다. “평택 지역에도 훌륭한 선수들이 여럿 배출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이 평택에서 살아남는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 다른 지역의 실업팀 등에서 지도자로, 선수로 스카우트를 해 가기 때문이다. 박 선수에게도 그런 유혹이 몇 번 있었는데 움직이지 않았다. 나름대로 심지가 있었고 계획도 있었던 것으로 본다”
이에 대해 박 선수는 담담하게 회고한다. 처음 실업팀에 와서 어린 나이로 너무 많이 고생하고 힘들었기 때문에 새로 가서 한다는 것은 심사숙고 했다.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고 욕심을 크게 내지 않았으며 있는 자리에서 더 열심히 더 잘 하자라는 심정이었다는 것이다.
유쾌! 상쾌! 통쾌! 긍정의 아이콘
운동선수는 누구든 항시 몸을 다치지 말아야 한다는 강박감이 있다. 아프지도 말아야 하고 체력이 약해져서도 근육이 빠져서도 안 된다는 긴장감의 연속이다. 27살에 결혼해 바로 출산하고 복귀했을 때가 가장 힘든 시기였다. 1년을 쉬다보니 살도 많이 불었으며 근력, 체력이 다 약해지고 손목과 무릎이 많이 쇠약해졌다. 그래도 기왕에 할꺼면 빨리 결혼해 빨리 애기를 낳자였다.
산후조리를 하고 나서 서서히 몸 관리에 들어갔다. 예전 체력과 기능, 재능을 회복해야 하는 것이다. 처음엔 잘 되지 않고 통증 때문에 애를 먹었다. 아이가 없을 때만큼 운동에 전념하기도 어려웠다. 아이가 생기니 여러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발생했다. 하지만 오 감독이 이끌어주고 팀원들이 잘 따라와 주면서 많은 힘이 됐다.
식단관리, 웨이트를 하면서 근육량을 늘리고 체중조절에 들어갔다. 꾸준히 하니 출산 전 몸으로 회복했지만 복병이 나타났다. 볼링에 중요한 손목과 무릎 통증과 이상이 나타났다. 치료와 웨이트를 번갈아 하다 보니 다행히 성적도 나기 시작했던 시절이 ‘아차! 싶은’ 시간이다. 그래도 성격이 긍정적이고 쾌활하며 재미있어 순간순간을 잘 넘어가는 듯싶다. 유쾌! 상쾌! 통쾌! ‘긍정의 아이콘’이다.
공공스포츠클럽, 시립볼링경기장 설립 볼링인구 활약
볼링은 쳐 본 사람들은 그 쾌감을 안다. 22cm의 비금속성 공을 굴려 20m 전방에 정삼각형으로 세워 둔 열 개의 핀을 많이 쓰러뜨려서 승부를 겨루는 경기다. 공을 잡아 굴리기까지의 포즈도 중요하고 공이 굴러가야 할 길도 잘 잡아야 한다. 거기에 삼각형 안에 세워진 핀을 마치기까지 집중에 집중을 해야 하는 운동이다. 스트라이크를 친다면? 이보다 더 행복할 순 없다.
이렇게 멋진 운동을 할 수 있는 제대로 된 공간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오랜 기간 선수생활을 한 박 선수의 가장 큰 안타까움은 공공볼링시설 부족이다. 이는 오용진 감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 유명한 평택의 K2 볼링장까지 없어지고 호텔이 들어선다고 한다. 갈수록 볼링인들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공공시설 부족을 지적하는 박미란 선수는 볼링을 할 수 있는 공공스포츠클럽이 설립되길 기원한다. 일반시민, 학생들도 학원처럼 배울 수 있는 클럽 말이다. 이런 클럽에 엘리트출신의 전문지도자들이 지도를 할 수 있다면 1석 2조. 배우는 사람은 전문가에게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어서 좋다. 가르치는 사람들에게는 지도자 일자리가 생기고 말이다. 이런 시스템이 활발하게 육성된다면 좋은 선수 부족이라는 안타까움은 많이 줄어들 것이다.
시립볼링경기장이 생긴다면 전문적인 선수훈련을 한다든지 전국대회도 용이로울 것이다. 고등학생이나 실업팀들이 여기저기 전전긍긍 훈련하는 문제도 해결되는 빛이 보일 것이다. 그러니까 볼링계가 생활체육과 전문체육, 학교체육이 균형 있게 발전되는 구조로 발전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보였다.
더욱 이럴 필요성이 있는 또 하나의 이유도 있다. 현재 학생선수들은 2024년부터 시행되는 최저학력제 적용 등으로 찾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최저학력제는 학생 신분인 운동선수들이 확보해야 하는 성적을 말한다. 전교생의 평균을 기준으로 초등학생은 50%, 중학생은 40%, 고등학생은 30%의 성적을 받아야만 대회에 나갈 수 있다.
이에 학생선수가 더 감소할 수 있다고 판단한 박미란 선수는 전문학생 선수 육성을 위해 공공 스포츠클럽은 꼭 필요한 필요충분조건이라고 강조한다. 평택 엘리트 선수 출신 지도자도 다른 지역으로 가지 않고 평택에서 지도자 생활을 할 수 있는 시스템 연결로도 주장한다.
이제 박미란 코치다 “선수의 볼링 인생 책임진다”
박미란 선수는 이제 박미란 코치다. 선수생활을 하면서 지속적인 연구를 해왔다. 자기계발 서책을 비롯 외국 동영상, 신문자료, 볼링서적 등으로 지적, 정신적 강인함을 쌓아왔다. 팀과도 모여 앉아 별의별 볼링 지식을 나누고 축적했다. 같은 볼링선수인 남편과도 볼링에 대해 많은 지식을 나누고 대화를 지금도 한다.
스포츠심리상담사 자격증, 2급전문지도자 자격증, 생활체육 지도자 자격증, 대한볼링협회 코치 자격증 등도 다~ 섭렵했다.
선수로서 그녀는 팀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했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오용진 감독의 가르침을 그대로 실천해왔다. 서로 경쟁은 했지만 개인적 성적보다 팀의 성적을 우선했다.
학생선수가 늘어나야 평택 볼링이 활성화된다. 지금은 취미반 선수 6명 선수반 2명을 지도하고 있다. 선수육성에 집중할 것이다. 지도자로서 중요한 것은 선수들의 멘탈 관리다. 멘탈이 붕괴되면 극복하기 힘들고 모든 것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어린 선수들부터 멘탈 코칭에 신경을 많이 쓸 계획이다.
그리고 선수들의 얘기를 많이 들어주는 편안한 지도자가 될 작정이다. 인정이 넘치는 곳에서 곳간이 열린다. 코치가 편해야 아이들의 마음이 열리고 아이들의 마음이 열려야 코치가 그 안으로 들어가서 모든, 뭐든 할 수 있다.
또 하나 오용진 감독이 선수들 지도할 때 항시 ‘이 학생 선수의 볼링인생을 책임진다’는 마음가짐으로 아이들을 지도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그대로 따를 계획이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그녀의 신념에 또 하나의 불덩이가 활활 타오르기를 기약해본다. 코치, 감독으로서 말이다. 또 원하는 선수들이 배출될 수 있도록, 필요한 볼링 공공시설이 채워질 수 있도록 박미란 선수는 평택지역에 도움이 될 만한 한 사람이 될 것이다. 이제 나만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분명히 기회가 오게 되고 그 기회를 위해 끝날 때 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박미란 코치의 제2 인생이 펼쳐진다./kksenews@naver.com
수상 경력
2008 세계청소년 볼링선수권대회 2관왕
2016 안동컵 코리아 국제볼링대회 여자부 우승
2016 대한체육회장기 전국단체대항 볼링대회 개인전 금
5인조 금
2017 대한볼링협회장배 전국볼링 대회 3인조 금
2018 대한볼링협회장배 전국남녀종별선수권대회 5인조 금
2018 대통령기 전국볼링대회 5인조 금
2021 인카금융슈퍼볼링 여자부 단체우승
2022 한국실업볼링연맹회장기 5인조 금
2022 천안 한국실업볼링연맹 전국실업볼링대회 3인조 금
2023 대한볼링협회장배 전국볼링대회 5인조 금
2023 대통령기 전국볼링대회 5인조 금
2023 대한체육회장기 전국 단체대항 볼링대회 5인조 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