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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기획] 평택의 맨발걷기 성지 만들어보자 ② 대전 계족산과 진천 농다리 황톳길을 걷다

대전 계족산 황톳길 전국 최초이자 최장 14.5km
‘선양소주’ 조성·운영·관리 매년 10억씩 투입해
경사 완만 자연친화적 정기적 공연 이벤트 지속
진천 농다리 황톳길 초평호와 함께 행복한 순간
왕복 1.8km지만 출렁다리 등과 낭만적인 황톳길

 

e데일리뉴스 | [평택=강경숙기자] 전국적으로 맨발걷기의 성지로 인정 받고 있는 대전시 대덕구 계족산 황톳길의 경우는 연간 100만명이상이 찾고 그 중 반 이상은 전국에서 모여드는 관광객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루는 맨발트래킹 성지로 유명한 곳이다.

 

지자체가 아닌 향토기업 ‘선양소주’가 조성하고 관리하며 운영하는 전국에서 기업이 참여한 모범적인 사례다. 한국 관광 100선에 4회 연속 선정,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언택트 관광지 100선’과 여행전문기자들이 뽑은 ‘다시 찾고 싶은 여행지 33선’에도 이름이 올랐다. 또 한국관광공사에서 뽑은 ‘5월에 꼭 가보란 곳’으로도 지정됐다.

 

진천 농다리는 1, 2, 3, 4 주차장 뿐만아니라 임시로 이용하는 주차장 등 광범위한 주차장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진천군이 작정하고 심혈을 기울여 관광단지로 조성, 운영되는 곳으로 요즘 핫플레이스다. 진천 농다리, 출렁다리, 하늘다리에 이어 최근 조성된 황톳길을 찾는 관광객이 점점 늘고 있다. 평택에도 황톳길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으로 두 곳의 황톳길 조성을 들여다본다.[편집자주]

 

대전 계족산 황톳길

 

 

계족산 황톳길 조성의 사연은 유명하다. 2006년에 조성되어 19년째 이어지는 황톳길의 역사와 스토리는 가히 감동적이다. 당시 선양소주 조웅래 회장이 계족산을 오르다 하이힐을 신고 힘들어하는 한 여성에게 운동화를 벗어준 후 맨발로 산행을 했다. 조 회장은 그날 밤 전신으로 느껴지는 긍정적인 효능에 감탄하고 반했다. 자연과 사람,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싶은 생각으로 황톳길을 조성했다고 전해진다. 우리나라 최초였고 최장이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장동 산림욕장을 통해 황톳길에 들어섰다. 풍성하고도 질퍽한 황토가 방문객을 먼저 맞이했다. 발을 디디니 부드러우면서도 시원한 감촉이 발바닥을 통해 전해졌고 풍덩풍덩 황토흙에 빠지는 느낌이 상쾌했다. ‘그래 황톳길이라면 이 정도는 돼야지’ 하는 생각과 함께 요즘 시기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는 라이프트렌드 ‘어싱(Earthing)’과 동행하는 순간이다.

 

 

입구에선 황토를 깔기 위해 준비된 황토와 작업차량을 만났다. 비가 오거나 등 여러 이유로 황토가 유실되었을 때 바로바로 관리할 수 있도록 황톳길과 인도 옆에 황토를 쌓아놓은 모습이다. 임도에 조성된 황톳길은 총길이 14.5km로 우리나라 황톳길 길이로는 가장 길다. 최초로 만들기도 했지만. 처음 조성 당시 질 좋은 황토 2만여톤을 깔았다. 해마다 전라북도 김제, 익산 부근에서 2000여톤의 황토를 구해다 깔면서 좋은 황톳길을 관리, 유지한다.

 

 

계족산을 황톳길로 조성하기는 최적이었다. 우선 경사가 완만하다. 긴 구간을 걸어도 그렇게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해발 429m도 부담 없이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참나무와 벚나무 위주로 숲이 구성되어 있어 적당한 햇빛을 맞으며 그늘 속에서 걷기 좋다. 8월 9일에 방문했음에도 많이 덥다거나 크게 힘든 느낌은 없었 S자를 그리며 걸을 수 있다.

 

운동화를 신고 걷는 길과 맨발로 걷는 황톳길이 자연친화적으로 경계가 불분명하게 되어 있어 걷는 이들로 하여금 심리적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끼게 한다. 초입부터 어느 중간까지는 인위적으로 물을 뿌려서 황토의 질퍽함과 부드러움을 발 전체로 느끼게 하는 등 방문객들의 니즈를 반영하고 있다.

 

 

깜짝! 놀라웠던 것은 2km 거리 안에 화장실이 5곳이 보였다는 점이다. 그것도 슬리퍼를 이용할 수 있게 한 ‘친절한 화장실’이 말이다. 맨발 걷기를 하는 관광객들에게 대한 세심한 배려가 느껴졌다. ‘화장실은 그 지역의 얼굴’이라는 말이 있었던가. 깨끗한 화장실, 친절한 화장실이다.

 

 

또 놀라웠던 것은 2007년부터 4월~10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2시 30분에 ‘뻔뻔(funfun)한 클래식’이라는 공연이 지금까지도 지속적으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그 오랜 기간, 항시 그때 그 시간, 그 장소에서. 클래식뿐만 아니라 뮤지컬, 연극, 개그 요소, 노래 등이 계족산에 울려 퍼져 계족산을 찾는 사람들은 자연석으로 객석이 만들어진 곳에서 다양한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거기에 황톳길 스토리를 알 수 있는 전시회가 마련되어 있고 미술 작품도 둘러볼 수 있다. ‘숲속 광장’에는 놀이터나 정자 등 편의시설이 갖춰져 음식 등을 싸가지고 와 가족이나 연인, 친구들끼리 편안하게 즐길 수 도 있다. 오르고 내려오는 길목에서 땀을 식혀갈 수 있는 작은 계곡엔 옹기종기 사람들이 모여 발을 담근채로 땀과 더위를 식힌다. 계족산은 무엇보다고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황톳길이다.

 

 

계족산 황톳길은 선양소주에서 2006년부터 19년간 한 해에 10억원을 들여 관리해 왔으며 지금까지 총180억원이 투입됐다. ‘선양과 맑은린’ 소주 판매 수익금으로 운영, 관리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기업 총수의 사람과 자연에 대한 마음과 선양소주 기업의 대전시민과 관광객들을 위한 정성과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진천 농다리 황톳길

 

 

계족산 황톳길에 비해 진천 농다리 황톳길은 많이 짧다. 900m로 왕복 1.8km정도다. 폭은 1.2m~1.5m로 그리 넓지도 좁지도 않게 만들어져 있다. 전 구간을 황토로 조성했으며 황토볼로 지압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7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초평호를 따라 걷는 길은 낭만적이면서도 데이트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초평호가 한 몫을 하는 황톳길이다. 관망하면서 걸으면 나도 모르게 행복함을 느낀다.

 

 

농다리 황톳길은 초평호를 끼고 돌아 소나무숲길 따라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물론 황토를 옮겨 인위적으로 깔아놓은 곳이다. 미르숲에 조성된 황톳길, 대부분이 그늘이어 더위와 크게 싸울 필요도 없다. 황톳길이 차가워 발도 시원하며 바닥이 울퉁불퉁 하지도 않고 잔뿌리 등 이것저것 잡동사니들이 널려 있지 않아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해가 비치는 곳은 말라 있는 곳도 있었지만 질퍽한 곳도 경험하고 모래처럼 오돌토돌 한 곳 등 다양하게 길이 만들어져 있다. 황토볼이 있는 공간에서는 지압도 가능하고 불편함을 느끼지 않으며 밟을 수 있다. 지압으로 인한 시원함이 몸 전체로 전파되는 기분이다.

 

 

월, 수, 금 오후 5시 이후엔 습도조절을 위한 스프링클러 작동 시간이어 황톳길의 출입이 통제된다. 수분관리라고나 할까. 설치도, 안내도 이용객들이 좀 더 쾌적하고 걸을 수 있도록 하는 진천군의 세심한 배려가 느껴진다.

 

농다리 황톳길은 농다리, 출렁다리, 하늘다리, 초평호 둘레길 등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농다리’는 지천군 문백면 구곡리 굴티마을 앞을 흐르는 세금천에 놓인 다리다. 사력 암질의 붉은 돌을 쌓아서 만들어진 다리로, 28칸의 교각이다. 지방유형문화재로서 길이는 93.6m, 폭 3.6m, 교각 1.2m 정도이며 교각 사이의 내폭은 80cm내외이다.

 

 

아름다운 모양의 돌다리로, 천년을 이어온 동양 최고의 다리, 천년의 세월을 이겨낸 다리라는 농다리는 살아서 농사 짓기 위해 건너고 죽어서는 꽃상여에 실려 건너는 사람과 공존하는 다리로 관광객을 끌고 있다.

 

14.5km의 계족산 황톳길이 몇 시간을 숲 속에서 피톤치드를 마시며 걸을 수 있는 길이라면 농다리 황톳길은 초평호의 풍경을 영위하며 낭만적으로 걸을 수 있는 맨발걷기 장소다. 두 곳의 황토길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은 ‘어싱’으로 전파되는 몸 안의 ‘건강’이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 걷는 맨발걷기, 황톳길 걷기가 앞으로도 계속 건강을 지키는 ‘지킴이’가 될 것이다.

 

황톳길에 맛 들여가는 우리의 현실은 사람들이 늘어나 붐이 일고 전파되고 있는 것에 비해 지자체마다, 혹은 평택은 그 흐름을 빠르게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라도 황톳길에 눈길을 돌리고 한발 다가가 보길 권유해본다.[계속]/kkse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