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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기획] ‘임금님 만나러 가는 길’ 주민 좌담회, 평택의 대표축제로 가능하게 해야

10년 지킴이 주민들 규모 키웠으면 하는 희망사항
전통문화 이어지게 봉사하는 마음으로 지속적 참여
팽성은 평택의 뿌리이자 평택의 첫인상 중요 지역
시와 소통 안 되고 반복적 설득 가장 힘들어

 

e데일리뉴스 | [평택=강경숙기자] 숨쉬는 500년 평택시 팽성읍 객사를 중심으로 오롯이 주민들의 힘과 화합으로 이루어내고 있는 ‘임금님 만나러 가는 길’이 처음 기획단계에서부터 코로나 연수를 포함 올해 10년을 맞이했다. 행사 퍼레이드는 올해가 6회째이지만 올해에도 남녀노소 주민과 외국인 900여명이 총 출동되어 협력적인 주민주도적 참여형 전통문화 행사로 오는 9월 28일 팽성읍 행정복지센터에서 출발해 팽성읍 객사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본 사업은 130여년 전에 중단되었던 현감이 망궐례를 올리던 의례 현감행렬부터 망궐례까지 전 과정을 주민 및 외국인과 함께 재현하고 향유하는 프로그램이다.

 

옛 관아자리인 읍사무소에서 객사까지 직선거리는 120여m 정도이지만 현감 행렬은 팽성읍 주요 상점가 및 아파트 단지 등 총 1.7km를 행렬한다. 행렬이 팽성읍 객사에 도착하면 사전에 연습을 마친 주민들이 망궐례 의례를 진행하고 객사 밖에서는 민속놀이와 공연, 체험 등이 진행된다.

 

출발지와 행렬의 중간지에서는 주민들로 구성된 연극 팀이 생생국가유산 사업의 취지와 현감께 즉석 민원(격쟁)을 연극으로 공연한다.

 

10년 동안 한결같이 주민들이 화합해 만들어온 행사, 왜? 주민들이 이렇게까지 할까? 궁금했다. 애써온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장을 만들어 10년동안 왜? 이렇게 하는지, 그동안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지, 앞으로 바람사항은 무엇인지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서 보다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변화를 기대해본다.

 

이번 좌담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한승서 팽성읍 송화5리 이장, 이광섭 평택현 역사문화마을 시민모임 대표, 최영진 평택국가유산 지킴이 회장, 권대호 안정리 도시재생 주민협의체 사무국장 등 4명이다.[편집자주]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이유

 

 

최영진:처음에 객사에서 망궐례 행사를 했다. ‘망궐례’가 무엇인지 주민에게 알리는 계기가 있었는데 현감이 객사까지 가는 과정을 퍼레이드로 그려보자 해서 처음에 동참했는데 성과가 좋았다. 주민들도 TV 화면에서만 보던 것을 직접 재현해 보니까 관심도가 높아지는 것 같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광섭:문화관광해설사 활동을 하면서 ‘임금님 만나러 가는 길’을 접한 것이 2016년이다. 국가문화유산인 객사는 일제 때 양조장으로 사용된 적도 있고 가정집으로 방치된 적도 있다. 평택시에서 1994년에 리모델링해서 새로운 객사의 모습을 재현시켰다. 주민들은 객사가 뭔지도 몰랐고 문도 잠겨 있었는데 경상현 단장이 생생국가유산 공모사업을 신청, 선정되어 진행되어 오고 있다.

 

 

권대호:처음 시작할 때 팽성도, 평택도 전통문화 퍼레이드 문화행사가 없었다. 그냥 연예인 불러 놓고 음식 먹고 하는 행사들이 대부분이다. 경 단장의 시작으로 아이들에게 예의범절도 가르치고 역사 교육도 시켜주고 한다. 당연히 어른들이 아이들한테 해야 하는 문화체험 교육이다. 그래서 당연히 봉사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지금껏 해 왔지만 앞으로도 계속 할 것이다.

 

 

한승서:한 일원으로서 계속 발전할 수 있도록 뒷받침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참여한다. 그래서 호응도 하고 홍보도 한다. 준비는 경 단장이 하니까 우리는 참여만 하면 된다. 그래서 계속 참여하게 되는데 시에서도 참여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주민들도 마찬가지로 참여의식을 갖고 행사가 진행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래야 10년, 20년, 100년까지도 이어지는 것이다.

 

 

그동안 어려웠던 점

 

최영진:이런 행사라는 것이 민과 관이 합심해서 만들어내야 하는 것인데 주민들은 관심도도 높고 많이 참여하려고 하는데 시에서는 관심도가 적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행사비는 한계가 있고 한도 내 적은 금액에서 지금까지 정도의 효과를 내려고 하니까 힘든 점이 많이 있다.

 

이광섭:시 입장에서는 어떤 나름대로의 틀, 규제 이런 것에 갇혀있고 주민들은 이런 것에서 벗어나서 더 크게, 풍성하게 행사를 치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것들이 관과 충돌하는 점인 것 같다. 이 행사가 평택의 대표적인, 혹은 안정리의 대표적인 축제가 될 수 있는데 키워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권대호:시 관계자들 담당자들이 자주 바뀌다 보니까 이해도가 굉장히 낮다. 매년 찾아가서 다시 설득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주민들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게 맞는데 주민들에 비해 공무원들은 관심이 좀 부족한 것 같다. 코로나 때 행사를 못하니 비대면으로라도 명맥을 유지하려 중앙정부에서 내려온 예산으로 동영상으로라도 만들어 배포를 해보려고 했는데 그것도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 데서 시에서 반대해 못한 적도 있다. 그런 점이 마음이 아프다.

 

3년 전에는 공무원하고 심하게 싸운 적도 있다. 예산 지원을 해준다는 약속을 받았는데도 담당자가 바뀌었다는 이유로 진행되지 않은 적도 있다. 시 쪽하고 부딪히는 것이 참 힘든 상황이다. 일본은 문화적 역사를 100년을 이어가는데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바람

 

최영진:행사의 규모가 커졌으면 하는 것이다. 정조대왕 행차 행렬은 서울 광화문에서 시작한다. 그 정도까진 아니어도 동네를 돌 수 있을 정도로도 규모를 키워봤으면 한다.

 

권대호:유럽을 다니면서 느낀 중의 하나는 유럽인들은 자기네들이 선진 문화인이라는 시민의식이 굉장히 높다. 그런데 우리는 유럽보다 더 긴 5천년의 역사를 갖고 있음에도 문화의식이 아직 낮다. 이런 행사를 함으로써 우리 스스로 문화 수준을 높이고 나의 올바른 생각을 자손들에게 가르쳐주고 남에게 알리는 당연한 행동으로 자꾸 이런 행사를 했으면 좋겠다. 연예인만 불러서 하는 행사가 아닌 훌륭한 문화시민으로서의 자긍심 등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주고 아이들이 그걸 그 다음 자손에게 이어주는 그런 행사가 됐으면 한다.

 

이광섭:이 객사리 일대는 평택현의 중심지로서 규모는 작지만 고을의 모습을 완전히 갖추고 있다. 이 소중한 자원을 어떻게 발전시킬까 고민하는 입장인데 팽성 지역은 평택의 뿌리이고 외국인들이 들어와 처음 보는 평택의 얼굴이라는 점을 심사숙고 해야 한다. 이렇게 중요한 팽성읍이 소홀시 되는 것 같다. 평택의 뿌리이고 얼굴인 팽성읍을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 발전시키고 이런 축제를 통해 소중한 지역 문화유산을 잘 발전시켰으면 한다. 시에서는 역사문화마을을 만들어 우리의 전통문화를 지키고 알리며 관광도시를 만들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한승서:행사 규모와 범위를 좀 확대해서 진행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팽성쪽에 미군부대가 있으니까 미군이나 군속이 우리 주민들하고 함께 하는 화합된 장으로 좀 더 규모 있게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 10년 정도 했으니까 안정리 미군 부대 쪽에도 홍보를 해서 평택의 대표축제로 말이다.

 

‘생생국가유산’이란 문화재에 내재한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지역의 인적, 물적, 자원과 결합해 교육, 체험, 공연을 진행하는 주민과 함께 문화재를 활용, 보호하는 사업이다. 비영리문화예술 기획 단체인 우리문화달구지(단장 경상현)에서 주관하고 있으며 평택시에서는 2015년부터 10년째 진행 중이다.

 

‘임금님 만나러 가는 길은 2018년 대한민국 축제 콘텐츠 대상(우수프로그램상/축제 감독상), 2022년 문화재청장상(우수프로그램상), 2023년 문화재청장상(우수프로그램상), 2023년 대한민국 축제 콘텐츠 대상(우수프로그램상/축제 프로그램 연출상)을 수상한 바 있다./kkse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