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데일리뉴스 | [평택=강경숙기자] 45년 동안 지켜온 세월에 비해 평택시의 진위천 상수원 보호구역 해제 입장과 상생협약은 너무도 성급한 결정이었다. 진위천 수질오염과 악화도 문제이고 취수원 다변화에 역행하는 '물 안보'의 취약성을 야기시킬 것이다. 평택시는 책임지고 송탄상수원보호구역 해제협약을 폐기하고 존치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같은 의견은 2일 평택시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개최된 ‘진위천 상수원 보호구역 해제에 관한 시민 공개 토론회’에서 모아졌다.
지난해 3월 정부는 용인 남사읍 일원에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인 ‘용인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 발표 후 국가산단의 조성을 위해서는 상수원 보호구역의 축소 또는 해제가 필요, 평택시에 이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이에 평택시는 국가 시책에 대승적으로 협력하는 차원에서 상수원 보호구역 해제라는 결정을 내리고 국토교통부, 환경부 등 정부기관과 해제 관련 상생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송탄 상수원 보호구역은 행정절차를 거쳐 내년 상반기에 해제될 예정이다.
이번 토론회는 시민 차원에서 45년 동안 지켜온 상수원보호구역이 너무도 쉽게 해제로 가는 시의 잘못된 방향을 저지하고 해제 시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밝히며 논의하는 자리와 토론된 해제 반대의 명분을 정치권이 수렴해 앞장서 주길 주문하는 자리로 열렸다.
백명수 시민환경연구소장은 주제 발표에서 “송탄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논의와 관련해서 제기되는 우려 사항은 먼저 진위천 수질오염과 악화의 문제다. 일례로, 안성 상수원보호구역은 2005년 보호구역 해제 이후 BOD, T-N, T-P 모두 악화됐다. 상수원보호구역 내 공장설립 증가 상황과도 연관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평택시가 가지고 있는 두 곳의 상수원보호구역 중 나머지 한곳인 유천정수장이 해제 압력(안성시의 요구) 증가에 따라 해제 위기에 처하게 된다. 그리고 송탄상수원보호구역 해제 계획에 따른 광역상수도 전환 문제인데, 이는 취수원 다변화에 역행하는 '물 안보'의 취약성을 야기시킬 것이다. 팔당상수원에 대한 집중된 의존성은 극한 가뭄시에 물배분 문제, 갈등을 일으킬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가산업 보다 시민의 안전이 우선이이다. 지켜야 할 대상이 있을 때 이를 지키기 위한 방안을 다시 모색해야 한다”면서 지금 시기가 해제를 막을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은 김훈 평택시민환경연대 공동대표, 이종규 평택시민사회연대 담쟁이 공동대표, 황현미 경기남부생태교육연구소장이 이어나갔다.
김훈 토론자는 “용인 국가산단이 조성되더라도 반도체 폐수는 송탄상수원보호구역 하류나 서해 바다로의 방류 방안을 적극 모색해 송탄상수원보호구역은 마땅히 존치 해야 한다. 이상기후와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녹조로 인한 식수원의 위협이 점증하고 있다. 비상시를 대비한 식수원의 다양화는 기후 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라며 시민건강을 위해서라도 협약을 원점에서 다시 재검토하라고 주장했다.
이종규 토론자는 “45년간 지켜온 상수원 보호구역이 순식간에 무너져 버린 순간이다. 이번 상황은 평택시민의 의견은 무시한 채 국가산단을 세우고 평택시에 강요한 정부의 직권 남용, 그렇다고 해서 순간적으로 해제 입장으로 갑자기 바꾼 평택시의 직무유기에 해당된다. 시의 수도권정비계획 승인절차 과정도 중단하고 협약을 보류하거나 파기해야 하며 시민의견 받는 절차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현미 토론자는 “반딧불이, 꼬리명주나비 등 물과 연계된 육상생태계들은 상수원보호구역이 해제되면 파괴될 것이다. 각시붕어, 왜가리 서식지 등도 볼 수 없을 것이다. 상수원 지키려면 지금이라도 생태적 가치를 보여주고 누군가 살아간다는 데이터를 찾아야 한다. 굉장히 중요한 생명분이 많다. 경기남부 수질 관리가 어렵지만 1, 2급수인 진위천 상수원 보호구역의 해제는 심사숙고해야 할 부분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한편,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평택시민사회연대 담쟁이와 평택시민환경연대는 각각 20여개 이상의 단체들이 모여 결성되어 있는데 두 연대 단체를 중심으로 상수원보호구역 해제 반대 시민 대책위를 꾸려 해제 반대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kkse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