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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청년 작가들 가슴에 꽃씨를 심어주다!

핑거페인팅 아티스트 구구 킴, 발달장애 청년 세계와 소통
한국장애문화예술인협회 ‘좋아하는 미술로 행복하게 살아가기’
수많은 경쟁 사회 속에서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가이드 되어

 

e데일리뉴스 | [평택=강경숙기자]  " LET IT BE(냅둬) ? LET IT BE(냅둬) ! 너무 잘 그리면 재미없잖아.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성질나면 성질나는 대로 내 마음 그대로 해보는 거야. 무엇이 그려져 있든, 누가 그리든 중요하지 않아. 내가 그리면 사람이 되고, 작품이 되고, 예술이 되는 거야. 그러다 자빠지면 내 힘으로 훌훌 털고 일어나는 거지“ -구구 킴-

 

지난 12일 평택 부락산 인근 프리퍼 카페 갤러리에서는 조금은 특별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오직 손가락과 손으로 아날로그와 디지털 세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예술적 지평을 여는 순간이다. 핑거페인팅 아티스트 세계적인 거장 구구 킴과 한국장애문화예술인협회(회장 김향순) 소속 발달장애 청년작가들이 예술 안에서 공감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프로젝트는 "좋아하는 미술로 행복하게 살아가기"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는데 취업으로도 연계된 성격을 갖고 있다. 사회초년생이 된 성인발달장애 미술작가들의 전문작가 도약을 위한 역량 강화와 사회구성원으로의 자립 지원을 목적으로 기획됐기 때문이다.

 

"우리 같이 재미나게 놀자" 골목대장 감성과 연륜을 겸비한 구구킴 작가와 천진난만하고 다채로운 개성을 가진 7명의 발달장애 작가들은 폐지박스를 활용한 식은죽 먹기 그리기 활동에 나선다. 낯설기만 한 감상 전용 갤러리를 이내 자유로운 미술 놀이터로 만들어버린다.

 

 

실수도 우연도 모든 것을 작품으로 만드는 작가들의 미술 재능은 어느새 놀이는 예술이 되고, 예술은 놀이가 되었다. 너와 나의 눈을 맞추고 손끝으로 교감하며 함께하는 즐거움이 넘치는 감동의 마술쇼가 펼쳐지는 것 같았다.

 

‘발로 차이는 것도, 남의 것을 뺏는 것도 아프다’며 작품이 완성될 때마다 가위, 바위, 보 게임에서 ‘이기는 사람은 나누어 주는 사람’이란 재기발랄한 규칙을 만들었다. 이에 따라 행복을 공유한 작가들은 장애로 인해 규정되는 편견과 한계의 규칙을 깨트리며 서로의 다름과 가치를 인정하고 수용을 통한 배려와 공존을 배우게 했다.

 

 

구구킴 작가는 "거창하거나 대단한 예술혼이 아니라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린다. 자신감을 가지면 된다. 그리고 즐기는 것이다. 선 하나만 그려도 내가 의미를 부여하면 그것이 의도되었던, 우연이었던, 실수가 되었던 간에 누구나 작가가 되고 작품을 만들 수 있다. 오늘 이 친구들과 작업을 한 게 아니라 소통을 했다“며 새내기 발달장애 작가들을 향한 따뜻한 애정과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한 발달장애 작가는 "가위바위보를 5번 이겼다. 나도 갖고 싶은데, 자꾸 이겨서 진짜 속상했는데 참았다. 구구 킴 작가님이 내 차례에 ‘친구들에게 행복을 나누어주는 좋은 사람’이라고 이름도 물어봐 줘서 진짜 좋았다”면서 구구 킴 작가처럼 그림도 잘 그리고 칭찬도 잘하는 미술작가가 될 거라는 다짐을 보였다.

 

 

프로젝트 내내 뒤에서 지켜보던 한 학부모는 “취업이 되었다는 사실도 아직 꿈만 같은데... 소심하고 예민한 아이가 머리를 디밀고 웃으며 색칠하는 게 보면서도 믿기지 않았다. 오늘은 나에게는 꿈에서조차도 차마 꿈꾸지 못할 기적이다. 구구킴 작가님께도, 김향순 회장님께도, 우리 아이들에게도요. 모두 다 정말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김향순 한국장애문화예술인협회장은 “이번 프로젝트에 기꺼운 마음으로 함께 해 준 구구 킴 작가와 3시간 동안에 이루어진 놀이 예술은 한명 한명의 ‘가슴속에 꽃씨를 심어준’ 소중한 시간이다. 문화예술로 첫 직업을 갖게 된 청년작가들에게 수많은 경쟁 사회 속에서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가이드 되었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한국장애문화예술인협회는 장애인의 문화예술 활동의 활성화 기여를 위해 문화예술분야의 수행능력이 있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문화예술활동 사업을 시행한다. 아울러 문화예술활동을 통해 장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문화적 권리를 확보하여 장애, 비장애가 함께 어울려 표현하고 소통하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데 사회적 책임을 다할 계획이다. 산하단체로는 푸른날개합창단과 직업전문예술단 (YERlEL중창단, 반 고흐의 제자들)이 있으며, 만18세 이상 문화예술활동을 하는 전문예술단원에게는 급여를 연계 지원하고 있다./kkse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