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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주민들과 시민단체 결집된 한마음이 승소 이끌었다”

대법원, 산단과는 별개로 산업폐기물소각장에 별도의 환경영향평가가 필요
위법 간과한 평택시장과 공무원들 시민에게 사과해야
소각장 부지 평택시가 매입 공공적 활용 대안 필요

 

e데일리뉴스 | [평택=강경숙기자] 2021년 12월 28일부터 시작된 청북어연한산폐기물 소각장 ‘폐기물처리사업계획서 적합통보 처분 취소 소송’이 2024년 5월 30일 대법원의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이 내려지면서 원고(주민) 승소 판결로 확정됐다.

 

2년 5개월 동안 진행된 소송에서는 공익법률센터 ‘농본’의 대표인 하승수 변호사가 중심에 있으면서 이번 승소를 이끌어 내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 변호사는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하기까지 주민들과 평택시의 시민환경단체들과 늘 같이 고민하면서 길을 찾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위법들을 간과한 것에 대해 평택시장과 평택시의 공무원들이 시민들에게 사과하고 지금이라도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변호사는 1990년대 후반부터 참여연대 등 다양한 시민사회단체에서 활동해 왔고, 현재 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승소로 이끈 하승수 변호사의 승소 후 의견을 들어본다.[편집자주]

 

-이번 재판에서 상당히 큰 역할을 했다고 들었다. 승소 소감은 어떠한가?

 

어려운 소송이었지만, 대법원에서 4개월도 안 되어서 상고기각이라는 결론을 내려줘서 다행이다. 특히 업체가 대법원에서 김앤장을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하면서까지 끝까지 다투었으나, 대법원은 상고이유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을 한 것이다.

 

-공익법률센터 ‘농본’의 대표인데 ‘농본’은 어떤 공익법률센터인가?

 

농촌.농민,농업을 지원하기 위해 2021년 2월에 설립된 단체이다. 서울에 노동, 인권 쪽으로 활동하는 공익법률단체들이 있는데, 농촌에는 그런 단체가 없어서 설립하게 된 것이다. 농촌지역의 난개발, 환경오염시설 등으로 고통 받는 주민들을 지원하는 한편, 정책적인 대안을 조사, 연구해서 제시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대책위와는 어떤 인연으로 합류하였으며 이번에 궁극적으로 해온 변호사의 역할은 무엇인가?

 

대책위 주민들이 법률적인 부분을 자문해 주기를 요청하셔서 함께 하게 되었다. 그리고 평택시가 주민들의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2021년 12월에 청북읍 산업폐기물 소각장에 대해 폐기물처리 사업계획서 적합통보 처분을 하면서 주민들을 대리하여 행정소송의 소송대리를 맡아 소송을 진행해 왔다.

 

-2021년 12월 28일 수원지방법원에 ‘폐기물처리사업계획서 적합통보 처분 취소 소송’ 소장 접수됐다. 소송 내용과 명분은 무엇이었나?

 

2020년 1월 1일부터 경기도 환경영향평가 조례가 시행되고 있었고, 조례에 따르면 하루 50톤 이상 소각시설은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먼저 거쳐야 폐기물처리사업계획서 적합통보를 받을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런데 업체는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이행하지 않고 폐기물처리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그런데 평택시가 경기도 환경영향평가 조례를 무시하고 적합통보를 한 것이다. 그래서 이 점을 지적하면서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2023년 2월 9일 수원지방법원 원고(주민) 패소 판결로 선고 됐는데 이유는 무엇이었나?

 

1심 재판부의 법리적인 판단에 문제가 있었다. 업체와 평택시는 1990년대 후반에 어연·한산 산업단지에 대해서 한 환경영향평가로 현재 산업폐기물소각장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갈음할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 환경영향평가법과 경기도 조례에 따르면 맞지 않는 주장이었다. 환경영향평가법에서는 산업단지와 폐기물처리시설을 각각 별개의 환경영향평가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1심 재판부는 1990년대에 산업단지에 대해 환경영향평가를 했기 때문에 산업폐기물소각장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별도로 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을 한 것이었다.

 

-수원고등법원과 대법원은 원심을 뒤집었고 주민들이 승소했다. 어떤 내용이 인정받은 것이며 함께 투쟁한 단체들의 노고는 무엇이 있는가?

 

수원고등법원과 대법원은 산업단지와는 별개로 산업폐기물소각장에 대해서는 별도의 환경영향평가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그리고 1990년대 후반에 한 산업단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로 현 시점에 필요한 환경영향평가를 갈음할 수는 없다고 본 것이다. 주민들의 건강권, 환경권을 생각하면 당연한 판결이다.

 

이렇게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하기까지 주민들과 평택시의 시민환경단체들과 늘 같이 고민하면서 길을 찾을 수 있었다.

 

-이번 소송 진행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과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무엇이 있는가?

 

아무래도 1심에서 패소 판결이 났을 때 가장 힘들었다. 그리고 1990년대에 했다는 산업단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서가 흐려서 판독도 잘 안 되는 부분도 있었는데, 그 내용을 꼼꼼히 분석해서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 수원고등법원 재판부의 판단에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평택시의 향후 방향과 역할은 어떻게 갖고 가야 하는가?

 

행정소송에서 평택시가 패소했다는 것은 평택시의 행정이 위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 외에도 청북읍 산업폐기물소각장과 관련해서는 위법이 더 있다. 업체가 ‘환경오염시설의 통합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환경부 통합허가도 받지 않고 소각시설을 설치했기 때문이다. 이런 위법들을 간과한 것에 대해 평택시장과 평택시의 공무원들이 시민들에게 사과하고 지금이라도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소각장 부지를 평택시가 매입해서 공공적인 용도로 활용한다든지 하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장과 공무원들은 시민들을 위해 일해야 하는 사람이 되어야지 업체의 편의를 봐주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

 

-시민들과 시민단체의 역할은 무엇으로 보는가?

 

이번에 겪어보니 평택시의 행정에 문제가 상당히 많은 것 같다. 결국 주권자인 시민들이 평택시의 행정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야 한다. 시장, 시의원, 공무원들에게 잘못된 것은 따져서 바로잡아야 한다. 시민들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구심점 역할을 하는 것이 시민단체라고 생각한다.

시민들과 시민단체들이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 시민들의 건강권, 환경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

 

-이번 기회에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

 

소송은 끝났지만, 어떻게 보면 이제부터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청북읍 산업폐기물소각장 문제는 그 문제만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평택시의 현 주소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평택시민 전체가 ‘내가 살고 있는 평택시가 과연 주권자인 시민들의 입장에서 잘 운영되고 있는지’ 관심을 가져주길 부탁드린다./kksenews@naver.com

 

하승수 변호사는 변호사, 공인회계사 자격증이 있고, 2006년부터 2009년까지는 제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부교수로 근무하기도 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참여연대 등 다양한 시민사회단체에서 활동해 왔고, 현재 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