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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人사이트

[사람人사이트] 최원용 경기경제자유구역청장 “민초(民草) 위한 공무원으로 평생 행복했다”

지방고시 5급 출발 1급 청장 자리까지 성공
대학·대학원·유학, 행정학 전공 공무원 천직
29년간 도민·시민 섬기는 ‘위민정치’ 자세로
실용주의 행정업무 가성비 따져 실리 추구
임기 내 ‘청’ 독립건물, 청년기업인 지원 센터 소망

 

e데일리뉴스 |[평택=강경숙기자] 최원용 경기경제자유구역청장이 4월 10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제1회 지방고시 출신으로 당시 전국에 몇 되지 않는 5급, 출발부터 고위공직자다. 29년간 경기도청 공무원 세계와 의왕시·평택시 부시장 등을 지낸 행복한 시간, 이제는 공무원으로서 최고인 1급 청장이다.

 

특별한 소감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1급 승진은 개인적 영광이다. 거기에 본인의 고향인 포승 지역에서 청장으로 근무하는 것은 감회가 깊다. 평택시 부시장을 하고 난 후, 바로 포승으로 슝~ 감사한 행운이라고 본다. 지역에 대한 책임감도 특히 많이, 거듭 느낀다.

 

100일 동안 바쁘게 지낸 시간 속에서 골머리 앓았던 하나의 현안 해결은 숨통 트이는 결과다. 그동안 사업 추진에 걸림돌이었던 현덕지구 현안 사업이 원고 측 소 취하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 것이다. 따라서 최 청장을 인터뷰한 5일 ‘경기경제자유구역 발전 계획 변경 수립 연구용역이 착수된다. 향후 10년간 발전 전략과 추진계획 및 달성 목표, 핵심 사업 발굴, 투자 유치 활성화 방안 등 중점적 사업 등이 구상될 계획이다.

 

취임 직후 평택 포승과 현덕, 시흥 배곧지구 등 경기경제자유구역의 3개 사업지구를 면밀히 살펴본다. 안산, 고양 등 추가지정 대상지를 시찰하고 상황을 검토한다. 지난 3일에는 한국외국기업협회(FORCA)와 공동으로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투자 설명회도 개최해 3개 지구 특장점 등도 소개한다.

 

그 외에도 입주기업협의회를 통해 기업들과 지속적으로 소통, 건의사항 등을 청취하고 현덕지구 사업 활성화를 위한 투자유치자문단회의를 통해 투자유치 정책과 사업에 대해 종합적으로 논의하는 시간도 갖는다. 여유 없이 달려온 바쁜 시간들이다.

 

 

전국 몇 안되는 지방고시 합격한 인재

 

최원용 청장에게 있어 공무원은 천직과도 같은 직업이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의 방향 제시 영향이리라. 혜안이 남달랐던 어머니는 당시 공직생활을 권유한다. 어디서 사주도 보셨지만 아들의 품성이나 인격, 남다른 스타일을 파악한 탓이리라. 자식 앞날을 걱정하며 생각해 준 어머니의 정성이 깃든 마음이다. 그래서 일까. 다른 직업은 생각도 안 한 것 같다. 중앙대학교, 서울대학원, 미국 시라큐스대 유학도 행정학을 전공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지금까지 공무원을 직업으로 한 시간이 무척이나 행복했다. 앞으로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다른 직업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공직자의 길을 가야 한다고 생각했고 평생을 그렇게 해 왔는데 딱 맞는 선택이다. 나의 천직인 것이다”

 

당시 최 청장은 지방고등고시를 준비해 전국에서 몇 안되는 합격자 대열에 든 인재로 이후 경기도청에서 근무한다. 지역정책팀장(5급), 평택개발지원단장(4급), 지역정책과장, 체육진흥과장, 의왕시 부시장(3급), 정책기획관, 농정해양국장, 일자리정책관을 역임했다. 

 

일자리정책관 이후 2급 공무원으로 승진, 경기도의회 사무처장을 지내다가 2020년 1월부터 경기도청 기획조정실장을 지냈다. 2022년 1월 평택시 부시장으로 전보되었고 2023년 12월, 경기경제자유구역청장에 내정되어 1급 승진에 성공했다. 

 

같이 공부하던 선배들이 최 청장에게 별명처럼 붙였던 ‘민초(民草)’의 암시적 기운도 공무원을 하는 것에 작용한 듯하다. 풀뿌리 백성들이 가진 생명력 같은 잡초지만 가장 강인한 풀. 뽑혀 없어질지언정 결코 꺾이지 않는 백성들을 위해 가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인정이 많고 남 도와주는 일을 무척이나 좋아한다는 타고난 심성의 최원용 청장. 도민들의 민원, 시민들의 민원을 하나씩 해결하면서 행복한 성취감을 느낀다. 거기에 급여까지 받으면서 일을 하니 일거양득에 두세 마리 토끼를 잡는 듯한 횡재다. 돈도 벌고 자신이 제일 좋아하고, 제일 잘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일을 하니 말이다. 천직 중에도 그런 천직이 없다 해도 중언부언은 아니다.

 

최 청장은 공무원이 일을 하다 보면 재량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적극적이던 소극적이던, 긍정적이던 부정적이던 간에. 어떤 위치에 있던지 법에 정해진 권력을 집행하는 것은 시민, 도민, 국민에게 영향이 간다. 9급이던 1급이던 상관없이 권한 범위 내에서 영향이 가기 마련이다. 어떻게 사용할 지가 중요한 부분이다.

 

“공무원들은 현장을 중시해야 한다. 민원은 더욱 중요시해야 한다. 현장을 다녀보면서 민원인과 같은 삶, 같은 생각을 하는 것만큼 큰 깨달음은 없다. 현장에서 행정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고 정책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공무원이어야 올바른 공직자라 할 수 있다”

 

 

많은 ‘양’ 안에서 좋은 ‘질’ 나온다

 

2년 전 평택시 부시장으로 부임해 올 때 처음 직원들과의 융화가 힘들었던 기억이 고개를 든다. 4500여명의 조직에서 2500여명의 조직 생활은 근원적인 것부터 달라 처음엔 애를 좀 먹는다. 경기도지사의 모든 업무를 관리하는 경기도 기조실장도 지내다보니 그럴 법도 하다.

 

최 청장은 많은 ‘양’ 안에서 좋은 ‘질’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경기도가 시 보다는 좀 더 전문적이었을 것이고 스케일도 크고 넓은 세계다. 규모도, 내용도 훨씬 작은 쪽으로의 변화에 주춤했으리라.

 

하지만 기존의 행정 관행 요구에 맞지 않는 것은 지양하기로 한다. 생각도 바꾸도 마음의 여유도 좀 갖고 하면서 말이다. 서울서 혼자 공부해온 덕에 워낙 눈치도 빠르고 사람들한테 잘 맞추는 성격이라 크게 부담되거나 어려운 것은 경험하지 못한다.

 

추진력이 강한 탓에 한 번에 두 가지 일은 못하는 성격이다. 하나의 일을 끝마치고 난 후 두 번째, 세 번째로 이동한다. 한번 결정하면 마무리 되는 순간까지 밀고 나간다. 결정은 신중하게 하고 마음 먹으면 집중하는 스타일이다. 타임스케줄에 맞춰져 착착착~ 진행되는 것처럼 반듯하게 이어져 간다.

 

기준에 맞추지 못하면 사람들하고 툭 터놓고 이야기 한다. 숨기는 것이 없다는 것도 하나의 장점이다. 보이는 그대로가 ‘최원용’이다. 포장하지도 못하고 뭘 좀 다르게 보이려고 노력도 안 한다. 한 마디로 얘기하면 ‘단순한 사람’이다. 보여지는 대로, 그대로인 한 사람이다.

 

최 청장은 민원인들과의 만남에 그리 부담을 안 느낀다. 여러 행사장에서 만난 최 청장은 항상 사람들 속에 있고 끝까지 자리를 함께 하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인사만 하고 훌쩍 자리를 떠나는 어떤 사람들과는 다른 모습이어 눈에 띠기도 한다.

 

“부시장 2년 동안 나를 만나고자 하는 민원인들은 다 만나야겠다는 원칙을 세워 일을 했다. 실제로 싹~ 다 만나왔다. 딱~ 한 사람, 너무 터무니없었던 민원인 빼고는 말이다.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업무를 추진하는 성격이다보니 공직자가 민원인을 만나는 것도 다 만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공직자는 민원인을 만나는 것이 가장 세심해야 할 사항이기 때문이고 그 사람들의 마음을 생각하면 안 만날 수 가 없다”

 

 

‘있을 때 잘해’ ‘영원한 갑도 영원한 을도 없다’

 

부시장을 하면서는 안전한 통학로 만들기 사업에 직접 움직인다. 소사벌초등학교 사거리에 대각선 횡단보도를 신설해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등하교를 할 수 있도록 한다. 직접 6개월여 동안 매주 1~2회, 아침마다 교통봉사를 실시해 주목을 받기도 한다.

 

소사벌 카페거리 환경개선사업에서는 ‘쓰레기 문전 수거제’를 실시하고 통복시장 거리 개선 사업에는 ‘쓰레기 배출 수거 시간제’를 추진했으며 시내에서 동떨어진 로컬푸드매장 운영을 아파트와 중심가에 설치해 접근성을 높이는 등 주민 밀착형 행정 업무를 진행한다.

 

살아가면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인생철학으로는 ‘있을 때 잘하자’라는 명언을 든다. 가장 중요한 말이지만 실천하기 가장 어려운 행동이다. 민원인들을 챙기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들의 애로사항을 생각한다면 내가 민원인의 입장도 되어봐야 하고 방법도 강구해야 한다. 민원인들한테도 있을 때 잘하는 공직자가 진정한 공직자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또한 ‘갑은 언제나 갑일 수 없다’는 것도 최 청장의 가치관이다. 갑과 을은 언제나 바뀔 수 있고 영원한 갑도 영원한 을도 없다는 것을 주의한다. 항상 아래를 바라보는 겸손한 미덕을 깨닫는 것이 중요한데 공직자 중에는 더러 갑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으니 일침을 놓는 말이다.

 

가장 중요한 철학으로는 ‘실용주의’를 꼽는다. 행정 업무를 진행함에 있어 실질적으로 시민들한테 도움이 되는 것이 무엇일까. 삶을 좋게 하는 것은 어떤 것인가. 나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인가를 살핀다.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도 어떤 것이 더 나은지 가성비를 따져 볼 줄 아는 실리를 택하는 것이다.

 

 

은퇴 후엔 자신이 가장 잘 하는 일 할 것

 

임기 3년 내 최 원용 청장은 여러 사업들을 구상중이다. 우선적으로 평택 현덕 지구 현안을 해결하려 한다. 현덕면 장수리, 권관리 일원 2.32㎢(70만평) 평택 현덕지구의 행정소송이 종결됨에 따라 이 사업이 순조로이 진행되도록 토대를 마련할 생각이다.

 

경기도 위상에 걸맞은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경기경제자유구역 추가지정도 추진한다. 경기경제자유구역의 면적은 5.24㎢(159만평)로 전국 경제자유구역 면적 271㎢(8200만평)의 1.9%에 불과하다. 도와 국가 경제를 이끌어 나가기 위해 고양 JDS 16.9㎢(512만평)와 안산 1.66㎢(50만평) 등 추가지정을 통한 규모의 경제 확보 및 신산업을 유치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경기경제자유구역청의 위상도 제고할 생각이다. 평택에 1급 청이 있어도 잘 모른다. 청이 지역과 가깝지 못한 것도 안다. 평택 경제단체들과 유대관계를 강화하고 지역 홍보를 활성화 할 방침이다. 거기에 청의 위상에 맞게 독립건물을 잘 지어 보고도 싶다. 그리하여 청년 기업인들을 지원할 수 있는 센터를 마련해 보는 것도 한 획을 긋는 계획이다.

 

은퇴 이후의 여정을 궁금해 하는 시민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 시장 선거에 나올 것이라는 얘기도 돌고 경기도부지사로 갈 것이라는 소문도 있는데 최 청장은 나름껏, 소신껏 방점을 찍는다. “지금까지 해왔던 일이 행정업무이고 특히나 29년 경력 중 1/3 정도가 도시계획업무를 많이 했다”면서 “은퇴 후에는 자신이 가장 잘 하는 일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한다.

 

평생을 도민과 시민을 위한 공직자로서의 길을 걸어온 최원용 청장. 실용주의를 가장 중시하고 항시 아래를 바라보는 겸손함이 몸에 배어 있다. 민원인을 위하는 인본주의의 가치관은 천직인 공직자로서의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최원용 청장을 인터뷰 하면서 왠지 주권재민과 위민주의 철학으로 점철된 공직자의 ‘바이블’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 한 구절이 생각난다.

 

이존국법 이중민생 목, 위민유야(以尊國法 以重民生 牧, 爲民有也:국법이 존중되고 백성을 중하게 여겨야 한다. 공직자는 백성을 위해서 존재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188년을 이어져 내려오는 다산의 가르침은 지금도 불변이며 공직자들의 지침이 된다./kkse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