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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人사이트

김종걸 (사)더 나눔 이사장 “자원봉사가 나의 인생이고 가치다”

대한적십자 봉사 35년간 2만시간 전국 0.1%
어르신과의 ‘아름다운 동행’ (사)더 나눔 창립
고액 기부자 지방형 아너스클럽 만들고 싶어
궁극적 목표 전원주택형 실버타운 건립 계획
존경하는 인물, 자원봉사자·후원인에게 감사

 

e데일리뉴스 |[평택=강경숙기자] 갈수록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세상이 된다는 것이 씁쓸하다.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세상도 그렇다. 이러한 것들을 꾀하지 않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것은 녹록 지 않다. 그래도 35년간 대한적십자 자원봉사활동을 하면서 2만 시간을 축적한 한 사람의 이야기는 깜짝! 놀람과 동시에 가히 희망적이다. 자원봉사는 세상을 따듯하게 하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어르신들을 위한 봉사단체 ‘더 나눔’ 김종걸 이사장. 대한적십자 활동을 하면서 그가 축적한 2만 시간의 봉사시간은 주변에 놀라움과 동시에 따사로운 감동을 준다. 전국의 12만 자원봉사자들 중 0.1%에 해당될 정도로 위상이 높다. 몇몇 안 되는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인 것이다. 지금은 아들이 대를 있고 있지만 44년간 평택광고기획을 운영해 온 장본인. 11일 ‘더 나눔’ 사무실에서 그의 이야기를 듣는데 기자 스스로도 반성이 되는 시간이다.

 

“그냥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봉사활동이 생활이 되면서 시간은 의식하지 않았다. 일상처럼 참여했고 그로 인해 행복과 보람, 삶의 활력을 얻었다. 처음 250시간 봉사를 인정받을 때 고무적이었다. 행복했고 더 많은 봉사시간을 적립해보자는 목표도 생겼다. 하지만 하다 보니 3천 시간 때부터는 시간의 의미가 없었다. 봉사시간과 나는 무관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번 시상은 처음 250시간 수상 때와 같이 행복한 보람을 느낀다”

 

작정하고 한 봉사가 아니다. 자원봉사의 정의도 꼭 집어 내리지 않는다. 왜? 무엇 때문에? 어떤 자세? 목표? 처음부터 큰 의미를 두고 한 것도 아니다. 적십자로 가입하기 전에 지인의 권유로 그냥~ 한 번 시작해 본 일이다. 당시는 그의 말에 의존하면 자신은 ‘봉사’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이다. 하다하다 보니 자원봉사자가 됐고 35년간 2만 시간의 봉사시간이 적립된다.

 

 

 

“우리의 작은 사랑이 더 큰 기적을 만듭니다”

봉사를 할 때도 딱히 큰 계획을 갖고 한 것도 아니다. 그때그때 현실에 맞게 봉사를 해온 것뿐이고 봉사시간은 그 흔적이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봉사의 ‘진정성’. 진정성을 가지고 봉사를 할 때 수혜자에게도 그 마음이 전해지고 감동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봉사를 하게 된 동기나 목적, 의미가 김 이사장이 해온 스타일이 정석일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다. 그냥 하다 보니~

 

봉사를 하니 마음이 좋아져 계속 한다. 자신의 작은 마음과 실천이 따듯한 영향을 끼치니까. ‘우리의 작은 사랑이 더 큰 기적을 만듭니다’ 특별한 봉사관은 없지만 항상 이 글귀를 마음에 담는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마음을 다해 필요한 곳에 그때그때 신속적이고 지속적으로 실천해온다. 작은 마음과 작은 실천을. 그로인한 즐거움이 있어서 말이다.

 

“자원봉사자로서 제 삶의 원동력은 즐거움이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고 내가 필요한 곳에서 나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 준 것이 바로 봉사활동이다. 그냥 즐거워서 계속해 왔다”

 

즐거워서 봉사한다는 김종걸 이사장은 자원봉사 활동이 자신의 인생이고 가치다. 존경하는 인물은 자원봉사자와 후원자들이다.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도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의 것을 기꺼이 내어준 고맙고 고마운 지인들이다. 시간도, 물질도, 마음도. 감사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특성화, 전문화된 봉사활동이어야

꾸준한 봉사활동을 해온 김종걸 이사장은 자원봉사의 효율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지역적 특성이나 시대적 욕구에 맞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당시 1만 시간 이상의 자원봉사자들과 사회복지학 교수, 지역 언론이 함께 ‘한국 자원봉사 프로그램연구소’를 창립, 활동하던 중 지역에 실질적 노인복지전문 사회복지법인의 필요성을 인식해 2007년 6월에 (사)더 나눔을 세운다. 창립까지 준비 기간이 7~8년 정도 걸리고 중간에 그만둘 뻔도 했었다는 것이 후문이다. 이를 보니 성격이 무척 꼼꼼하고 목표를 향한 집념이 강인한 한 사람으로 다가 온다.

 

또 하다 보니 나를 위한 봉사가 아니라, 자신만의 소신과 철학을 녹여 중첩성의 ‘봉사문화’를 바꿔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다. 전문성 없이 똑같은 봉사를 하는 것은 지양하고 특성화, 전문화 시킨 봉사활동이 되어야 한다는.

 

“어르신들은 경제성장의 주역들이었다. 노인 복지 예산 많이 들어가니까 지역사회의 걸림돌처럼 폄하되는 경향이 있다. 늘 생각해온 부분이다. 어르신들의 자존감을 회복시키고 자아실현을 이룰 수 있게 도와야 한다는. 살아오면서 충분히 역할은 했으니 노후에도 합당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

 

(사)더 나눔은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미션 하에 노인의 사회적 자존감 향상과 노인의 삶의 질 향상, 노인복지 서비스의 개선 및 발전을 위해 활동한다. 올해로 4년째 어르신 생신 상 차려드리기, 구정과 추석에 생필품 꾸러미 상자 전달 및 송편나누기, 매월 실시하는 환경봉사와 미용봉사, 매년 11월 김장나누기 봉사 등을 펼친다.

 

위기가정 긴급 구호 봉사는 지역 내 어르신들과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고 자원봉사자들 중 65세 이상의 노인들이 상당수 참여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보인다. 또한 법인 내에서는 2022년에 요양보호사 전문학원을 개원, 운영하고 올해 1월에 방문요양센터 개소를 앞두고도 있어 ‘더 나눔’의 또 하나의 성장이다.

 

 

 

봉사, 자원봉사, 후원인 마음 다하는 ‘진심’으로

2만 시간의 봉사 시간에도 놀랐지만 ‘더 나눔’의 운영 예산이 후원인들의 후원금과 후원물품으로만 운영된다는 것에 두 번째로 화들짝! 깜짝!이다. 최근 2년 동안 총 1억 6천만원에서 1억 9천만원의 예산이 집행된 부분이 사실이다. 평택시자원봉사센터로부터 받는 280만원을 제외하고는 전액 다 후원금으로 진행된다는 것. 놀라울 지경이다.

 

후원인들의 후원금은 가장 중요한 요소다. 자원봉사를 하는데 있어 가장 애로사항도 이 후원금이다. 봉사활동 현장 또한 재원이 있어야 하니까. ‘더 나눔’의 후원자들은 230여명이다. 월 1만원부터 그 이상까지 후원한다. 김 이사장은 한 번도 후원인들에게 후원해 달라고 독려하지 않는다. 모든 후원인들이 김 이사장과 더 나눔의 활동을 보고 자발적인 의사를 표현한 것이다.

 

어떻게 후원인과 후원금을 많이 확보할 수 있었을까. 이렇게까지 되기까지는 운영의 ‘투명성’이 가장 중요하다. 거기에 김 이사장에 대한 후원인들의 무한한 ‘신뢰’가 뒷받침 됐기 때문이리라. “후원자 개발은 투명성이 생명이다. 후원해 주시는 분들께 사전에 사업계획을 전달하고 사후엔 정산보고를 정확하게 한다. 그래야 서로 간 신뢰가 바탕이 될 수 있다”

 

후원을 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미리 그 후원금을 어떻게 사용할 것이라는 봉사계획을 알려준다. 정확하게 쓰여진 곳을 다시 알려줌으로 쌓아지는 투명성과 신뢰다. 봉사에 ‘진심’인 그가 단체 운영, 사람을 대하는 모든 것에도 진심임을 알게 되는 대목이다.

 

김 이사장의 인상도 한 몫 한 것 같다는 생각이다. 얼굴에서 풍겨지는 이미지는 아주 착하고 순수한 소년의 여린 미소가 늘 남는다. 항상 즐거운 듯 싱글벙글 한다. 사람들을 대함에 있어서도 마음을 다하는 모습이다.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센 것이 ‘마음’이라는데 그 힘이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듯 작용하는가 보다.

 

 

 

집나간 며느리 집수리 봉사 후 다시 돌아와

봉사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1987년 여름 파주, 문산 수해지역 방문이다. 8월 1일 휴가 첫날 가족휴가 반납하고 봉사원 40여명과 함께 어렵게 문산초등학교에 진입, 급식봉사와 이재민 구호 봉사를 실시한 일이다. 평택 적십자가 전국에서 제일 먼저 도착해 최선을 다하는 봉사원들을 보면서 감동을 받는다.

 

사할린동포 영주귀국, 의약품 전달차 평양방문, 대한적십자사 100주년 기념 사랑의 릴레이 행진 단장으로 4개월 동안 전국 방방곡곡을 방문한 일 등이 기억에 남는다.

 

더 나눔 활동에서는 어른도 빠질 것 같은 재래식 화장실이 있는 집에 양변기는 물론 주방, 담장까지 다 수리를 해준 것이다. 지체장애 부부와 6살 아이, 지체장애 할머니가 산 집이었는데 집수리 후 집 나간 며느리가 이야기를 듣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는 훈훈한 미담이다.

 

김 이사장은 어려운 수혜자들이 주는 쌈지돈을 주저하지 않고 감사히 받는다. 그 수혜자의 마음에 상처내지 않고 아주 조금이라도 갚고 싶은 그 마음을 헤아리기 때문이다. 대신 그 이상으로 생활필수품 등을 다시 제공한다.

 

굳이 김 이사장의 봉사 방법을 말한다면 ‘선 구호, 후 집행’이다. 필요한 곳에 먼저 도움을 주고 나중에 정리를 한다. 이렇게 봉사할 곳이 발견되거나 어떤 문제점이 생기면 신속하게 먼저 끝까지 해결한다. 못해 놓으면 잠도 못 잔 단다. 꼼꼼한 성격이기도 하지만 일처리에 있어선 급한 면도 있다. 긍정적으로 보자면 신속성이다.

 

 

 

지역사회 나눔 풀밭을 아름다운 꽃밭으로

김종걸 이사장의 집념에 또 하나의 불이 붙는다. 특별한 리더들의 고액 기부 모임, 유니세프 아너스클럽. 이 클럽은 큰 나눔으로 세상의 변화를 이끄는 후원자들의 모임이다. 1억원 이상 기부하는 회원들로 구성되고 어린이들을 돕는다.

 

김종걸 이사장은 ‘지방형 아너스클럽’을 만들고 싶어 한다. 1억 원씩은 아니고 1천만 원씩 고액을 기부하는 고액 기부자클럽을. 더 큰 나눔 정신이 지역사회에서 확산됐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단 번에 혹은 5년 내에 참여하겠다는 후원인들을 결집할 계획이다.

 

마음이 있어도 실천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응집시키고 고액 기부 문화의 나눔 정신을 지역에 함양시켜 확산되게 할 작정이다. 그렇게 모아지는 후원금은 큰 틀에서 노인복지를 위한 기금으로 사용하고 싶다면서 정치권이나 재계의 협조를 구한다.

 

또 지역에 ‘전원주택형 실버타운’을 설립하는 것도 그의 가장 최종적인 목표다. 개인 사생활은 지켜지면서 격리가 되지 않고도, 환경이 좋은 곳에서 어르신들 복지를 자신의 집에서 생활하는 것처럼 누릴 수 있는 편안한 그런 공간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

 

‘더 나눔’ 김종걸 이사장의 이 같은 아름다운 동행은 지역사회에서의 나눔 풀밭에 좋은 영향분처럼 여겨진다. 그 풀밭이 더 예쁘고 풍성한 꽃밭으로 변하는, 또 다른 ‘아름다운 동행’으로 될 것 같은 밑거름으로 말이다./kkse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