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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인터뷰] 하정협 평택대 환경공학박사 “환경문제 컨트롤타워 녹색환경센터 설립 시급하다”

완충저류시설 전무 수질오염 악화 뒷받침
메틸에틸케톤 등 PH보다는 오염물질농도 측정 필요
지하수 사용금지, 확산 여부 GC MS 장비 이용했어야
에틸아세테이트, 중추신경계 등 사람·동물 모두 악영향
활성탄 여과기 보다 다른 유용한 공법 활용 제안해

 

e데일리뉴스 |[평택=강경숙기자] 본보 1월 26일자로 보도된 화성시 위험물 관련 평택비전 3.0 포럼에서 평택대 하정협 교수는 “최초 방재를 건식으로 했다면 지금과 같은 수질오염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는 등의 의견을 비롯 여러 질문에서 자신의 주장을 명확히 해 포럼 참석자들로부터 소신 있는 주장을 들었다는 평을 받았다.

 

따라서 본지는 지난 8일 이후 지금까지 하정협 교수가 바라보는 화성시, 평택시 관리천에 유입된 오염수 처리 및 대처 방안에 대해 잘못된 부분을 짚어보는 인터뷰를 29일 진행했다. 하 교수는 환경문제를 일률적으로 처리하고 대처하기 위해서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녹색환경센터 설립이 시급하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하정협 교수는 단국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매리랜드 대학(Univ.of Maryland College Park)에서 환경공학 석사 학위 취득 후, 아이오와 주립대학(Iowa State Univ.)에서 환경공학 박사를 취득했고 곧바로 Purdue University 토목환경공학과와 농생물공학과에서 박사 후 연구원(Post-doc) 과정을 통해 토양오염 정화와 온실가스 모니터링을 위한 시스템 개발에 관한 연구를 수행했다.

 

2016년 평택대 환경융합시스템학과 임용 후에는 수처리공학, 환경생물공학, 분자미생물학, 바이오화학 및 막 기술(Membrane Technology)을 이용한 획기적인 오염물질 저감에 관한 연구를 수행 중에 있으며, 신기술 접목 및 타 학문과의 융합연구에 힘쓰고 있다. 하정협 교수의 의견을 들어본다[편집자주. 관련기사 본보 1월26일자]

 

 

-본격 방제 과정에서 건식으로 하지 않고 습식으로 해 진화가 더 어려웠다고 하셨는데 건식과 습식의 차이를 무엇인가? 습식 진화 결과 지금의 오염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화재 발생시 건조분말 소화제(인산 암모늄)를 사용하는 것이 건식 진압이고, 물을 사용하는 것이 습식 진압이다. 화재 발생시 인근에 하천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여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하는 습식진압을 피하고 건식 진압을 하였으면 지금과 같은 수질오염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화성시와 평택시의 12일 최초 대응상황에서 필요한 시설이 없고 충분한 대응이 안됐다고 했는데 어떤 시설과 대응을 말하는가?

 

이번 수질오염 사고도 화학물질 보관창고 주변에 완충저류시설이 있었다면 사용된 소방수를 저류시설에 모아 하천으로의 유입을 막고, 수질오염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었을 것으로 사료된다. 그리고 환경부는 지난 1월 9일 화학물질 보관창고에서 불이 났다고 신고가 접수 됐을 때 수질오염사고 매뉴얼을 따라서 신속히 대응 했어야 했다.

 

-2015년 3월 완충저류시설 의무화가 시행됐음에도 도내 산업단지와 공업지역 총 36곳 중 설치된 곳이 단 한 곳도 없다는 것에 대한 의견과 방안은 어떠한가?

 

이번 화성시 화학물질 보관창고에서의 사고도 완충저류시설이 있었다면 수질오염 피해는 미미했을 것으로 사료된다. 따라서 환경부는 지금부터라도 대규모 산업단지에는 완충저류시설을 소규모 산업단지에는 집수정을 반드시 갖추게 하고 시설 허가를 줘야 이번과 같은 수질오염사고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평택시가 “오염수의 주요 물질인 에틸렌다이아민은 강알칼리성을 띠기 때문에 오염물질이 지하수로 확산됐다면 약알칼리성 범주에 드는 PH 농도가 나올 수 가 없고 이를 근거로 오염물질이 지하수로 확산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한다”는 설명에 교수님은 PH를 갖고 얘기하면 안 된다고 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지하수의 흐름은 매우 느리기 때문에 오염수의 주요 물질인 에틸렌다이아민은 하천에서 지하수로 서서히 섞일 수 있고 pH가 약알카리를 나타낼 수 있다. 또한, 유출된 화학물질 메틸에틸케톤과 에틸아세테이트는 pH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pH보다는 오염물질의 농도(mg/L)를 측정하여 얘기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럼 지하수로 확산됐는지의 여부를 파악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요즘은 수질오염 정도를 파악하는 첨단장비들이 많이 개발되어 있다. HPLC MS(High-performance liquid chromatography-mass spectrometry)나 GC MS(Gas Chromatography-mass spectrometry) 장비를 이용하면 지하수의 오염 정도를 정량화하여 오염물질 농도(ppm, mg/L)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유출된 화학물질이 에틸렌다이아민, 메틸에틸케톤, 에틸아세테이트 등이 고농도로 유출된 것으로 파악된다는데 어떤 물질들이며 사람이나 동물, 환경에 끼치는 영향은 어떠한가?

 

에틸렌다이아민은 금속이온과 결합하여 착물을 형성하고 이 화학물질은 다양한 유기합성의 원료로 사용된다. 체내에 흡수될 때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으며, 피부에 염증을 일으키고, 동물이나 사람의 각종 장기에 독성을 나타내며, 부식성이 있어 삼킬 경우 매우 해롭다. 메틸에틸케톤은 무색투명하고 휘발성이 강하고 산업용으로는 용제, 플라스틱 접합제로 사용되고 있고, 이 화학물질은 인간의 눈과 코에 자극을 줄수 있으며, 신경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화학물질은 미국에서 지하수 오염물질로 한때 큰 이슈가 됐던 화학물질이며 미국 EPA 수질기준치는 0.2 mg/L이다. 에틸아세테이트는 노출될 경우 눈, 코, 목, 피부 등을 자극할 수 있으며, 호흡기계나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환경적으로는 대기 중 오존생성의 주요성분 중의 하나이다.

 

-환경부가 최근 활성탄 여과기 도입 여부를 결정했고 현장 시험 결과 색도가 육안상 투명한 색을 띨 정도로 저감 효과가 뛰어났다고 발표했다. 안심할 수 있는가? 문제점은 무엇이며 해결 방안은 어떻게 갖고 나가야 하는가?

 

이번 수질오염물질 처리를 위한 활성탄 여과기 사용은 좋은 결정이라고 본다. 하지만 하천 주위의 침출수가 지속적으로 하천으로 유입되고 있고, 7만 톤이 넘는 하천수를 활성탄으로 처리하기에는 처리효율과 경제적인 면에서 다소 무리가 있다. 또한 활성탄 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따라서 활성탄 여과기보다 처리효율이 좋고 경제적인 다른 유용한 공법들을 고려해 보기를 제안한다.

 

-평택에 ‘녹색환경센터’ 등의 기관이 있었다면 1천억원의 복구 예산을 1/10로 줄일 수 있다고 했는데 평택의 경우 어떤 움직임들이 있어야 하며 풀어나가는 방법은 어떻게 갖고 가야 하는가?

 

지금 신성장 도시 평택에는 다양한 환경문제와 이번과 같은 환경재난사고를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는 컨트롤 타워가 없다. 따라서 민·관·산·학·연의 환경거버넌스를 통하여 다양한 환경문제들을 좀 더 효율적이고 경제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통로인 녹색환경센터의 설립이 시급하다고 사료된다.

 

-이번 기회에 꼭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이번 화성시 화재사고로 인하여 하천으로 유출된 화학물질이 에틸렌다이아민, 메틸에틸케톤, 에틸아세테이트 외에 어떤 화학물질들이 있는지 평택시와 화성시는 명확히 밝히길 바라며, 지하수를 음용수로 사용하는 주택과 축산농가의 지하수 사용을 금지하고, 하천으로 유출된 화학물질이 지하수에 얼마나 유입되었는지 신속히 분석하여 결과를 시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또한 위에서 언급한 다양한 화학물질들이 상당히 많은 양이 화재로 인하여 하천으로 유입되었고 지금 둑에 갇혀 있기 때문에 향후 하천 바닥과 주변 토양 및 지하수에 대하여 2~3년 간의 오염물질 거동에 대하여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kkse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