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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기획] 평택의 맨발걷기 성지 만들어보자 ③ 뜻있는 정치인, 기업인, 시가 앞장서야

7년동안 안성 국사봉에 맨발걷기 길 조성
삼죽 국사봉 산악회 한창교 회장 중심으로
면민, 기관단체 300여명 한 뜻 한 몸으로
명망있는 평택지역 맨발걷기, 황톳길 조성 바람

 

e데일리뉴스 | [평택=강경숙기자] 대전 계족산의 황톳길은 명망 있고 뜻을 가진 한 기업인이, 진천 농다리 황톳길은 진천군에서 조성했다면 이번엔 황톳길이 아니어도 ‘맨발걷기’ 길을 민간인 차원에서 조성한 곳이 있다. 무려 7년 동안. 자연적인 흙길을 살렸다. 인위적으로 조성하는 것은 지극히 자제했다. 조성하고 나서는 지난 9월 1일 전국적으로 제1회 맨발걷기 대회를 개최해 800여명의 참가자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그것도 한 산악회에서 말이다. 2024년 8월 기준 인구 3,901명인 안성시 삼죽면에 있는 ‘국사봉 산악회’가 그 주인공이다.

 

국사봉 산악회는 큰 규모의 산악회도 아니다. 회원은 60여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산행을 함께 하는 회원들은 30~40명 정도다. 부부동반 산악회 성격을 강조하고 있기도 해 10쌍이 넘는 부부도 참여하고 있다. 지역에서 흠결이 없는 인원들로 정상까지 산행할 수 있는 체력을 가졌으면 가입 OK이다.

 

산악회가 국사봉에 ‘맨발걷기’길을 조성한 것은 오로지 지역사랑이다. 한창교 회장을 비롯한 회원들은 농·축산업이 대부분인 삼죽면을 대표할 만한 랜드마크가 없는 것에 많은 아쉬움을 가졌다. 맨발걷기 붐이 일기도 했지만 국사봉을 찾는 방문객들에게도 건강함을 선사하고 싶은 마음도 작용했다. 회원들의 힘으로 어떻게 이뤄냈는지 살펴본다.[편집자주]

 

 

 

제1회 국사봉 맨발걷기 대회 성황-수건 1000개 모두 지급 부족

 

국사봉 등산로는 모두 5구간이 있는데 맨발로 걸을 수 있도록 조성했다. 아무것도 되어 있지 않은 산에 산길을 내고 수국과 붓들레아 꽃을 심고, 돌과 나뭇가지를 정리하고. 제1회 국사봉 맨발걷기 대회도 개최했다.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참여한데 대해 우리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구나 생각했고 회원들의 열성적인 참여와 의지 덕분에 성황리에 이뤄낼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었다“

 

한창교 국사봉 산악회장은 눈물겨운 소감을 전했다. 수건 1000개와 물을 함께 지급했는데 모자랐다. 이것을 보니 성공했구나 하는 생각과 성취감에 가슴이 벅찼다. 주차시설부터 셔틀버스 운영까지 모든 시스템이 완벽했다고 자부했다. 한 가지 아쉬웠다면 첫회 시작으로 인원을 예측할 수 없어 먹거리 장터를 제대로 운영하지 못한 것이다.

 

 

하나하나 새로운 산길 개발 국사봉 등산로 5구간 완성

 

국사봉을 정비하기 위해 산악회 회원을 비롯 기관단체, 면민들 300여명의 인원이 정성과 힘을 모았다. 정비 전에는 희미한 발자국만 있는 능선만 좀 보이면서 간간이 다니는 길이었다. 이 단조로운 길만으로는 산행하는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지 못하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1코스, 2코스, 3코스 등 하나하나 새로운 산길을 만들어 5구간까지 완성했다. 리본을 달아가며 몇 번이고 수정 또 수정해 가며 수없이 땀을 흘리고 삽질, 괭이질을 해댔다.

 

수국, 붓들레아, 단풍나무, 연산홍 등을 심는 과정은 중노동이었다. 예쁜 바위들이 나타나면 주위를 정비해 발굴해 나갔고 명칭을 공모해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입구에 신발털이,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갖추기 위해 산 주인들의 동의서를 수차례 받는 과정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궤도차, 경운기 정상까지 오를 수 있도록 작업

 

정상까지 20톤의 물탱크 4개도 설치했다. 이 물탱크는 호수로 연결되어 꽃과 나무에 수시로 물을 줄 수 있는 시설이다. 산불 등 긴급상황이 벌어질 때는 방화수로의 역할도 한다. 물통과 꽃나무를 입구에서부터 정상까지 지게로 지어 올리는 작업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작업이었다. 외국인을 사서 시켜보니 한 번 해보고 지게를 버리고 다 도망갈 정도였다. 이런 사정을 안 지역의 농기계센터에서 과수원에서 사용하는 운반용 궤도차를 사주어 많은 도움이 됐다. 궤도차도 안되겠다 싶어 경운기를 올라갈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 경운기를 정상까지 올라가게 하는 작업에 성공했다.

 

이렇게 되자 그 때부터는 등산로에서 일하는 작업에 탄력이 붙었다. 수국 꽃 등을 경운기로 물통과 함께 실어올려 본격적으로 심어내는 일에 성공했다. 감사하게도 꽃나무 구입, 물탱크, 전망대 시설 등은 시와 면의 지원으로 이루어졌으며 식재 작업은 면민 화합차원에서 기관단체의 도움을 받아 완성했다.

 

”이제 거의 90%의 작업이 이루어졌다. 나머지 목표는 편의시설 등을 좀더 보충해 공원과 같은 국사봉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맨발산행의 성지로 만들어 매년 행사를 진행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함께 보이면서 ‘삼죽면의 진주’로 안성시 자랑으로 만드는 게 목표이고 꿈이다“

 

 

뜻있는 평택지역 정치인, 기업인, 시, 시민 움직임 필요

 

풀뿌리 나무 뿌리 등을 캐내느라 팔인대가 늘어나 한 달이상 병원을 다녔던 한창교 회장의 꿈이다. 등산로 입구에 만들어 놓은 버스킹 소공연장에서는 음악인들의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는 산이 되길 바란다. 7년동안 한창교 회장을 비롯한 산악회 회원들과 면민, 기관단체, 시와 면의 노력이 빛을 보는 순간으로 맨발걷기 행사로 인해 안성시의 또다른 ‘맨발걷기 성지’가 되길 기원한다.

 

한 기업인의 정성과 군의 노력, 시민들의 마음이 방문객이나 관광객들의 마음을 즐겁게 하면서 건강을 지킬 수 있게 한다. 지역의 훌륭한 시설이나 행사는 지역을 알리는 계기가 되고 이는 지역경제 활성화로도 이어진다.

 

마음이 있으면 정성이 모이고 몸이 따라간다. 몸이 따라가면 무엇이라도 이룰 수 있게 된다. 평택지역에서도 이런 기업인, 시의 추진력, 시민들의 움직임이 함께해 확산된 맨발걷기나 황톳길 걷기 문화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산물이 생산된다면 가히 평택지역의 맨발걷기 성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정치권에서도 관심있게 들여다 보았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문을 두드려 본다./kkse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