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데일리뉴스 |[평택=강경숙기자‘ “우리나라 국경은 압록강과 두만강으로 되어 있는데 이렇게 된 뿌리가 한백겸의 『동국지리지』다. ‘동국(우리나라)’은 한반도에 한정되어 있지 않았는데 『동국지리지』에서는 대륙과 한반도의 관계를 단절시켰다. 대륙에 우리나라 역사가 있다는 것을 무시하고 기록, 이는 대륙 요동을 포기한 것이다”
한백겸의 『동국지리지』가 대륙 요동을 포기한 역사서라 주장하는 윤한택 역사학자는 지난 6월 –반도사관의 연원, 동국독자사론- 『동국지리지 연구』를 출간했다.
이 책은 어디서부터 반도사관이 시작됐는지 조선총독부가 그 반도사관을 갖고 식민사관의 실체를 어떻게 만들어냈는지, 우리의 국사책이 얼마나 잘못되어 있는지를 알 수 있어서 이 책으로 잘못된 역사를 바로 알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필자는 근년에 『동국지리지』 역주본이 원주시 원주사료총서 제 40권으로 번역·발간되었는데 이 역주본을 재검토했다. 한백겸의 저작이 ‘실증적이고 고증적인 관점’의 열풍을 일으킨 촉매제가 되었다는 대체적인 평가에는 이견을 가졌다.
한국사가 반도사로 전락한 시작점이 『동국지리지』라는 윤한택 역사학자는 ‘동국지리지는 실학이 아닌 허학의 지리서’라고 주장했다.
이번 『동국지리지 연구』는 『동국지리지』원문과 해석이 담겨져 있으며 원주사료총서에 문제의식이 제대로 반영되어 있지 않은 점을 드러내기 위하여, 필자 나름으로 진행해왔던 역주를 바탕으로 논문의 뼈대를 구성했다. ‘한국 국경사에서 한백겸 『동국지리지』의 위치’라는 제목의 논문에서는 역주를 바탕으로 한백겸의 국경 인식을 검토했다.
국경인식을 관통하는 기본 전제는 동국의 ‘남쪽은 남쪽대로, 북쪽은 북쪽대로’, 나아가 동국은 동국대로‘로 요약되는 통칭 ’동국독자사론‘으로 명명할 수 있고 그 지리적 경계는 대체로 대륙과 한반도로 설정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런 지리적 한정은 그에 부합하는 기록만을 취사 선택하고 대륙 요동 관련 기록은 무시하거나 한반도의 것으로 둔갑시키거나 예외적인 것으로 취급하는 이중적인 결과를 초래했으며 그런 결과는 당시 한백겸이 소속되어 있던 양반 집권층의 계급적 입장이 반영되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론했다.
윤한택 역사학자는 부산 출생으로 (전)인하대학교 교수를 역임했으며, 경기문화재단 전문이사, 청명 임창순 문하 한문 수학, 고려대학교 문학박사, 서울대학교 경제학사에 있다.
저서로는 『고려국경에서 평화시대를 묻는다』, 『다산의 고려 서부계 인식』, 『근대 동아시아 외교문서 해제』, 『바로 보는 우리 역사(공저)』, 『사회과학개론(공저)』외 다수가 있다.
윤한택 역사학자의 『동국지리지 연구』는 서점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가격은 1만5천원이다./kkse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