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데일리뉴스 | [평택=강경숙 기자] 한무경 국민의힘 경기도당 경기남부권 총괄위원장은 기업이 줄줄이 도산하던 1998년 외환위기 당시 남성 중심의 자동차부품 산업에서 기업을 창업, 30여년 동안 중견기업으로 성장시킨 1세대 여성기업인으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제8대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을 거쳐 제21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했으며 현재 국민의힘 평택갑 당협위원장도 겸하고 있는 실물경제 전문가인 정치인이다.
“기업을 경영할 때도, 정치를 할 때도 답은 현장에 있습니다”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책임졌던 경영자의 경험은 그의 정치 철학에도 깊게 녹아 있다. 이론이나 구호보다 현장의 목소리와 숫자를 중시하고 약속한 일은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한 위원장은 자신을 “현장에서 답을 찾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기업을 일으키고 수많은 위기를 넘어오면서 ‘원칙을 지키되 변화에는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삶의 태도를 배웠다. 위기 앞에서 원칙을 저버리지 않으면서도 변화에 맞춰 끊임없이 자신을 바꿔온 것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외환위기 속 창업…품질과 신뢰로 편견을 넘다
한 위원장은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자동차부품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수많은 기업이 도산하던 시기였고 자동차부품 산업은 대표적인 남성 중심 업종이었다. 여성기업인이 거의 없었던 시기인 만큼 여성기업인에 대한 편견까지 극복해야 했던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부도난 쌍용자동차 부품사업부를 당시 1억원에 인수한 그는 그해 효림산업을 창업해 이를 매출 7000억대의 중견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는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기보다 품질 인증을 갖추고 거래선을 다변화하는데 집중했다. 단기적인 매출 확대보다 거래처와의 신뢰를 쌓는 길을 선택했다. 위기 속에서 지켜낸 품질과 신뢰는 외환위기 이후 회사가 성장하는 밑거름이 됐다.
한 위원장은 “여성기업인이라는 이유로 초기에 편견도 겪었지만 결국 숫자와 품질로 증명하며 극복할 수 있었다. 위기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뚝심과 상황에 맞게 실행 방식을 빠르게 바꾸는 순발력이 기업을 성장시킨 힘이었다”고 회고했다. 어찌보면 위기 앞에서 물러서기보다 정면으로 돌파하며 새로운 길을 만들어 온 개척형‧실천형 리더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기업 경영 과정에서 가장 큰 시련은 2009년에 발생한 쌍용자동차 사태였다. 약 77일 동안 이어진 사태로 회사는 6개월 가량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심각한 위기에 놓였다. 그때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상여금을 반납하고 임금 동결에 동참했다. 노사가 한마음으로 뭉치며 회사를 지켜낸 것이다. 이 경험은 이후 한 위원장의 경영과 정치적 판단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됐다.
“사람을 먼저 지키면 회사는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힘든 시기에 노사가 서로를 믿고 위기를 극복했던 경험을 통해 ‘신뢰’가 조직을 지탱하는 가장 강한 힘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한 위원장이 정치에서도 끝까지 지키려는 원칙은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것’과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키는 것’이다. 기업 경영이든 정치든 신뢰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사실을 현장에서 체득했기 때문이다.
현장의 문제, 결국 정치가 해결해야
한 위원장이 정치에 입문한 결정적인 계기는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으로 활동하면서다. 여성 기업인들이 현장에서 겪는 규제와 제도적 어려움을 정책으로 풀어내는 과정에서 기업인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인 한계를 절감했다. 현장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정치가 나서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경험이 본인을 국회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기업인 시절에는 자신의 결정 하나하나가 회사와 직원들의 생계에 직결됐다면, 정치인이 된 뒤에는 책임의 범위가 지역과 국가로 확대됐다. 그러나 문제를 감이 아닌 데이터와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해결하려는 실물경제인의 습성만큼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것이 한 위원장 정치의 가장 큰 자산이다.
‘여성기업 주간’과 ‘납품단가 연동제’ 법제화…‘현장’을 ‘법’으로 바꾸다
제21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4년, 한 위원장이 의미 있게 꼽는 성과는 ‘여성기업 주간’ 제도화와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이다. 여성기업 주간은 ‘여성기업인의 날’인 7월 1일을 중심으로 전국의 여성기업인들이 다양한 행사를 열고 여성기업의 역할과 가치를 알릴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그는 “중소기업계에는 중소기업인대회 등 전국적인 행사가 있었지만 여성기업인을 위한 상징적인 기간과 행사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여성기업 주간을 제정한 것은 여성기업의 위상을 높이고 여성기업인이 경제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고 평가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이었던 한 위원장은 원자재의 가격 변동에 따라 납품대금을 현실화할 수 있도록 하여 중소기업의 경영 정상화를 도모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 상생의 분위기를 정착시키고자 하는 내용을 담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해 통과시켰다.
납품단가 연동제는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남품대금에 반영하도록 하는 제도다.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도 납품단가가 조정되지 않아 중소기업이 원가 이하로 제품을 공급하는 불합리한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 위원장은 “원재료 가격은 급등했는데 납품단가는 그대로여서 중소기업이 손실을 감수하며 납품해야 하는 일이 반복됐다. 이런 구조에서는 중소기업이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법을 만드는 과정에서 대기업과 관련 단체 등 이해관계자들의 반대도 적지 않았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여러 관계자를 설득해 제도를 마련한 것은 중소기업의 생존 기반을 지키기 위한 매우 의미 있는 성과로 본다.
총괄위원장, 경기남부 5개 지역을 하나의 경제벨트로
한 위원장이 총괄하는 경기남부권은 수원·화성·오산·평택·안성 등 5개 지역이다. 반도체와 자동차, 물류, 첨단산업이 집중된 대한민국 산업과 인구 성장의 핵심축이다. 수원은 첨단산업, 화성은 반도체 클러스터, 오산은 성장하는 주거·산업 기반, 평택은 삼성전자 캠퍼스와 평택항, 안성은 도농복합산업이라는 강점을 갖고 있다.
한 위원장은 이들 지역을 개별적인 산업도시로 바라보는 데서 벗어나 하나의 경제벨트로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과 자동차부품 기업, 평택항을 통한 물류 체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경기남부권 전체의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구상이다.
그는 “기업을 경영하며 부품 하나, 물류 한 구간이 막히면 전체 공급망이 흔들린다는 사실을 수없이 경험했다. 경기남부권의 산업 기반을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하지 못하면 시너지 효과도 반쪽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를 위해 국비와 도비 확보, 불필요한 규제 완화, 산업단지 기반시설 확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경기남부권 당협위원장들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그 구심점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평택갑 당협위원장인 한 위원장에게 평택의 현안은 경기남부권 발전 전략의 핵심이기도 하다.
평택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평택항을 중심으로 인구와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교통·의료·교육·문화 기반시설은 그 속도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아주대학교 평택병원 건립 정상화와 교통망 확충, 정주 여건 개선을 제시했다. 아주대 평택병원 건립을 둘러싼 불확실성에 대해서는 “67만 평택시민의 건강권과 생명이 걸린 사안인 만큼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지 않도록 아주대학교와 브레인시티 사업 주체, 평택시, 경기도, 시민대표가 함께 참여하는 논의 테이블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업 진행 상황을 시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건립비 분담을 비롯한 쟁점도 관계기관이 책임 있게 협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올해 개항 40주년을 맞는 자동차 물동량 전국 1위의 국가 핵심 무역항인 평택항의 가장 시급한 문제로는 항만의 자동화와 인공지능 기반의 스마트항만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는 점을 들었다. 정부의 항만 첨단화 계획에 평택항이 우선 반영될 수 있도록 관련 예산을 확보하고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하는데 정치적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인재발굴이 관건…여성과 청년에게 실질적인 기회를
여성기업인과 여성 국회의원을 거친 한 위원장은 여성과 청년 정치인 발굴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그는 능력과 경험을 갖춘 인재들이 기회를 얻지 못해 묻히는 현실을 현장에서 많이 지켜봤다. 특히 청년 인구 비중이 높은 경기남부권에서는 청년들이 정치와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확대하는 것이 지역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각 당협에서 여성·청년 인재를 발굴하고 실제 당무와 정책 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이들의 목소리가 도당 정책에 반영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한 위원장은 “성별이나 나이보다 현장 경험과 실력을 기준으로 과감하게 기회를 주는 것이 원칙이 돼야 한다. 경기남부권 차원의 인재 육성 프로그램 마련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정쟁보다 민생…보수 통합부터 이루겠다”
한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경기남부권에서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정쟁에만 몰두하는 정치’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진단했다.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정치적 대립이 아니라 교통과 의료, 주거, 일자리처럼 삶과 직결된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라는 것이다.
그는 남부권 5개 지역 당협 간 칸막이를 낮추고 공동 현안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를 내는 협력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당협위원장들의 전문성과 현장 경험을 도당 정책에 실질적으로 반영하고, 지역에서 묵묵히 활동하는 당원들이 존중받는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보수 진영의 통합을 앞으로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한 위원장은 “평택뿐 아니라 경기지역의 여러 당협에서 보수의 분열로 국민의힘이 지역민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해 안타깝다. 보수가 다시 시민의 선택을 받으려면 통합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면서 책임지고 평택갑부터 보수가 통합할 수 있도록 맡은 소임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업가의 실행력으로 ‘성과 정치’ 증명할 것
기업인에서 여성경제계의 대표로, 국회의원에서 지역 당협위원장과 경기남부권 총괄위원장으로 이어진 한무경의 삶은 새로운 영역에 대한 도전의 연속이었다. 그 과정에서 한 위원장이 지켜온 원칙은 분명하다. 현장에서 답을 찾고, 사람을 먼저 지키며, 약속한 일은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가장 큰 정치적 강점으로 산업 현장에서 쌓은 네트워크와 실행력을 꼽았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간사와 국민의힘 중소기업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확보한 현장의 인맥과 데이터가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 차별화된 자산이라는 설명이다.
“기업 현장에서 그랬던 것처럼 정치에서도 말이 아니라 성과와 신뢰로 선택받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겠습니다. 경기남부권이 대한민국 성장의 중심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총괄위원장으로서, 평택갑 당협위원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늘 현장에 있겠습니다”
30여년간 자동차부품 기업을 일으키며 수많은 위기를 돌파했던 기업가의 실행력, 초선의 주목되는 국회의원 경험과 성과, 재선에 도전하는 정치력이 이제 경기남부권과 평택의 변화를 이끄는 정치적 성과로 어떻게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된다./kkse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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