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데일리뉴스 |[평택=강경숙기자] 역사적으로 중요한 통신시설이었던 서평택의 ‘괴태곶봉수대’가 국가사적으로 지정되면서 이에 대해 실증하는 심층적인 발굴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제5로 직봉 중 경기도에선 유일, 문화재에서 가치가 큰 역사적 장소로 국가가 인정한 만큼 심층적 발굴조사를 위해서는 평택시뿐만이 아니라 경기도 차원에서의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는 의견도 결절점을 이뤘다.
이같은 의견은 지난 3일 안중시민의공간에서 소사벌역사문화연구소(대표 한도숙)와 괴태곶봉수대되찾기시민운동본부(대표 전명수)가 개최한 ‘국가사적 괴태곶봉수대 지정 기념 토론회’에서 제기됐으며 토론회는 조선시대 이전의 봉수대에 대한 역사적 이해와 봉수대 제5거로 중 괴태길에서 목멱산 구간을 조명하는 시간이 됐다.
괴태곶봉수대는 지난해 11월 22일 평택시 향토문화재 제1호인 ‘제5로 직봉 - 평택 괴태곶 봉수 유적(第5路 直烽 - 平澤 塊台串 烽燧 遺蹟)’이 역사적 가치, 유구 확인 여부 등에서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됐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백승종 역사가(서강대, 독일 튀빙겐대, 베를린자유대 및 보훔대 교수 역임)의 ‘조선시대 이전의 봉수대와 괴태곶봉수대의 역사적이해’, 한도숙 소사벌역사문화연구소 대표의 ‘고지도로 보는 제 5거로중 괴태길에서 남산까지’라는 주제로 발표가 있었다.

백승종 발표자는 조선시대 이전의 봉수대의 역사를 되짚으며 5로길에 지정된 봉수유적들을 서로 연계하여 전면적으로 조사해야 하고, 예산을 충분히 확보해 고려시대 이전 봉수대의 흔적들도 세밀히 살피며 봉수루트를 되살리는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구려, 신라, 백제 및 가야, 고려 시대의 봉수대에 대한 흔적을 설명하는 과정에서는 괴태곶봉수대 연구가 조선시대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백 교수는 “괴태곶봉수대의 역사는 고려 시대로 소급되는 것은 물론이고, 그 이전으로도 수백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괴태곶을 포함한 현재의 서평택 및 당진 지역이 ‘대진(大津:현재이 남양만 및 아산만 일대)의 영역이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대진은 한강, 대동강 및 금강과 더불어 한반도 서쪽에서 손꼽히는 군사적 요충지로 그 중요성은 지금도 여전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진(大津)의 영향권에 포함되므로 삼국시대부터 통일신라 시대에 이르기까지 연일 봉수대에서 횃불과 연기가 피어올랐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고려 시대에는 봉수가 제도적으로 크게 발전했다. 봉수로, 봉수망, 봉확이라는 곳이 있고 고려 후기엔 왜구의 잦은 침략으로 봉수의 운영에 대한 여러 논의가 활발했다”면서 국가사적으로 지정된 기회를 빌려 괴태곶봉수대의 전면적이고 철저한 발굴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지정 문화재로 지정된 봉수대 중 제5로 괴태길에서 목멱산까지 답사한 내용을 발표한 한도숙 발표자는 “수많은 봉수유적이 있지만 마구 훼손된 것들도 있다. 우선 경기도 구간의 봉수만이라도 하나도 빼먹지 말고 안내판도 만들고 답사를 이어가며 보존을 위한 여론을 만들어가자“고 제안했다.
괴태곶봉수대되찾기시민운동본부(대표 전명수)는 괴태곶 봉수를 시민 품으로 되돌리고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하기 위해 2021년 12월 평택시민단체인 서평택환경위원회, 서평택발전협의회, 수도사, 원효호암마을, 포승읍체육회, 원정리이장단, 금요포럼, 남양호살리기운동본부, 문화재지키기시민연대, 시민사회재단, 암행어사박문수문화관, 오성면주민자치회, 평택섶길추진위원회, 평택안성흥사단, 평택미래전략포럼, 평택시발전협의회, 평택항발전협의회 등 17개 단체가 힘을 모아 출범됐다.
운동본부는 ▲해군2함대사령관과의 간담회 ▲원정공동체사업추진단 출범 ▲원정리 현안간담회 ▲봉수대 연구발표회 및 당진봉수산 현장방문 등 괴태곶 봉수 국가사적 지정과 주변 역사문화유산 복원을 위한 활동들을 지속해 왔다. 아울러 해군2함대사령부 내 철책에 갇혀 시민들의 접근이 제한된 괴태곶봉수대의 자유로운 통행과 접근을 위해 2함대사령부, 한국석유공사 그리고 평택시와 다양한 방안을 논의해 왔다.

토론회 후 해군2함대 안에 위치해 있어 시민의 접근이 제한된 봉수유적의 자유로운 방문을 위한 노력들을 지속할 예정이며, 국가사적에 걸맞게 복원될 수 있도록 학술토론회, 봉수축제와 현장방문 등을 계획하고 있다.
전명수 대표는 “왜적의 침입을 알리고 대비하기 위한 통신수단으로 활용돼오던 원정리 괴태곶 봉수는 1986년 평택시향토문화유적 1호로 지정된지 37년 만에 경기도에서 유일한 국가사적으로 지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연변봉수 중 하단둘레가 239m로 최대 규모이고, 봉수대를 중심으로 목장이 운영되는 등 역사 문화적으로 중요한 봉수로, 괴태곶봉수대 자유로운 방문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봉수 연계코스를 답사하며 주변 지역 단체들과의 협력사업도 지속해 나갈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백승종 역사가, 한도숙 소사벌역사문화연구소 대표, 전명수 시민운동본부 대표, 권영대 금요포럼 고문, 문형철 원효호암마을 이장, 김갑곤 경기만포럼 사무총장, 장승재 암행어사박문수문화관장, 최철규 편백사랑 대표 그리고 김훈 금요포럼 대표와 시민 등 20여명이 참석했다./kksenews@naver.com